더위하면 오미자, 황기 등을 주로 떠올리게 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유명한 약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향유’라고 합니다.
  워낙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약초라 아시는 분이 거의 없을 줄로 압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나라의 산이나 들에서도 흔히 볼 수 있으며 집에 심기도 합니다.
  황기나 오미자가 더위를 막는 예방차원이나 땀으로 인해 몸의 진액소모가 많았을 때 보충하는 것인 반면에 향유는 실제로 더위를 먹었을 때 쓰게 됩니다.
  물론 향유의 쓰임새가 더위에 좀 더 구체적으로 작용을 한다는 것이지 황기나 오미자가 더위를 먹었을 때 쓰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더위를 먹었다’ 하면 장시간 밖에서 햇볕에 노출이 됐을 때 뜨거운 열이 사람의 체온을 급격하게 올림으로써 체력저하는 물론 식욕을 저하시키게 되는 것을 주로 말하는 것입니다. 즉, 향유는 급격히 올라간 온도를 내릴 뿐 아니라 더위를 미리 방어하는 기능도 겸하게 됩니다.
  온도를 내릴 때에는 땀을 배출하여 열을 식히게 하는데 겨울철 감기에 걸렸을 때 땀을 통해 온도를 내리는 것과 유사한 작용이라 이해하시면 됩니다.
   보통 감기는 추운 겨울에만 걸린다고만 알고 계시는데 더위로 인한 감기도 올 수 있습니다.
  더위가 인체 내에 침투가 되면 몸의 온도는 급격하게 올라가게 되고 그에 따라 대개는 이 열을 식히기 위해 찬물이나 찬 음료를 지나치게 많이 마시게 되고 하여 결국 몸은 차게 되고 선풍기나 에어컨을 많이 쐬게 되어 감기가 쉽게 올 수가 있습니다.
  이럴 때 향유는 땀을 배출하여 더위를 물리쳐 줌으로써 여름감기도 치료하게 됩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여름에는 차처럼 끓여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복용할 때에는 한번에 4~8g씩 끓인 다음 식혀서 마시면 됩니다.
  향유는 또한 여름에 위장에 먹은 것이 적체가 되면 입 냄새가 나기 쉬운데 이럴 때 향유를 끓인 다음 식혀서 그 물을 차게 마시거나 양치질을 자주 하면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여름에는 위장의 소화력이 둔화되거나 설사나 복통을 일으키기 쉬운데 이런 경우에도 향유차는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줍니다.
  다만 향유는 뜨거울 때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뜨겁게 마시면 구토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또한 향유는 지나치게 과로했거나 더위에 지쳐서 열이 날 때 땀을 비 오듯이 흘리며 구토 설사로 원기가 극도로 탈진된 경우에는 향유를 쓸 수 없다고 하니 이때는 오히려 인삼이나 오미자 황기 등 원기를 보강하는 약재를 쓰는 것이 오히려 낫습니다.
  이와 같이 향유는 여름더위와 아주 밀접하게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병춘·봄한약국 한약사>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