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릅나무라고 하는 것이 한때는 소문이 나서 수난을 심하게 겪은 적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소문이 났느냐 하면 항암효과가 상당히 우수하다는 얘기 그리고 비염에 좋다는 얘기 등등 여러 얘기들이 있었지만 아마 항암효과에 더 주목을 한 것 같습니다. 비염에는 비염치료로 유명한 모 한의원에서 쓰는 약에 느릅나무가 들어가 있어서 또한 관심을 끌기도 한 것 같습니다.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모든 약초들은 각자의 쓰임이 정해져 있어 그것만으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는 것이지 혼자 잘났다고 하면서 다른 약들을 무시하거나 깔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관심을 좀 더 끌기 위해 효능을 확대하여 얘기하는 것일 뿐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한 약들은 느릅나무가 아니더라도 무수히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홍화씨인데 홍화씨가 뼈에 쓰이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약인 것으로 되어 아직도 홍화씨를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홍화씨에는 백금 성분이 일부 함유되어 있어 뼈에 금이 갔거나 부러졌을 때 아무는 시간을 앞당긴다는 것인데 이것이 어떻게 뼈를 튼튼하게 하는 약으로 변질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느릅나무 역시 홍화씨 못지않게 많은 확대해석을 낳은 것 같습니다. 느릅나무가 물론 비염에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비염에 쓰려면 차라리 신이화(辛夷花)라는 약인데 목련꽃봉오리를 드시는 편이 효과가 훨씬 나을 것입니다.
그리고 느릅나무는 유백피(楡白皮)라 하고 더 잘 알려진 이름으로는 뿌리껍질인 유근백피(楡根白皮)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느릅나무는 그 효능을 각종 종기나 종창을 치료하는 약으로써 또한 염증을 치료하는 약으로써 보는 것이 느릅나무를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이며 그렇다보면 느릅나무를 잘 이해하여 꼭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쓰여질 수 있을 것입니다.
느릅나무의 껍질을 한번쯤 벗겨 본 분들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상당히 끈적거립니다. 바로 이 진액이 느릅나무의 약효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인 것입니다. 또한 느릅나무는 껍질을 벗겨도 살 수 있다고 하니 그만큼 껍질이 나무에 이미 큰 영양분을 공급하고 있었다는 부분 역시 효능을 입증하는 또다른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즉 느릅나무의 약효는 다 이 끈끈한 진액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말린 느릅나무껍질을 달여도 역시 끈적끈적한 진액 같은 것이 우려져 나옵니다.
유근피를 짓찧어 진액을 취해 종기나 종창이 생긴 부위에 발라주면 고름을 빨리 빼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새살이 빨리 생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이 방법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라고 하면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은 뽕나무를 태워 그 재로 느릅나무뿌리와 같이 종기의 치료제를 만들어 쓰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과거 민간에서 두루 쓰이던 방법인데 뽕나무를 태운 재는 곪은 상처를 씻어 내는데 주로 쓰고 느릅나무뿌리껍질은 고름을 빼내는 데 쓰여 이 둘의 조합이 종기치료에 아주 좋은 효과를 낸 것입니다.
만드는 방법은 뽕나무를 태운 재 20g과 느릅나무뿌리 가루 20g을 바셀린 60g과 잘 섞어 그릇에 담아 사용하면 되는데 종기가 난 부위에 이 약을 바르고 멸균 소독된 천으로 감싸주면 치료가 되는 방법입니다.
이 약을 쓰면 고름이 묽어지며 초기에는 고름의 양이 많아져 날마다 고약을 갈아 붙여야 되는데 3~4회 갈아 붙이면 고름이 나오지 않고 딱지가 생겨 떨어진다고 합니다. 또한 유근피는 여드름이나 아토피 같은 피부질환에도 발라주면 피부진정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물론 바르는 것 뿐만 아니라 달여서 복용해도 좋으니 먹는 것을 병행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보통 물 2ℓ에 50g 정도를 넣고 달여서 먹으면 되는데 약으로써 진하게 먹는다는 것 보다는 보리차 먹듯이 가볍게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는데 염증치료에 효능이 좋다고 하는 면에 있어서 내과적으로 위나 장에 그 효과가 많이 미친다고 보는 것입니다. 위염이나 위궤양 그리고 십이지장궤양 등의 치료에 효과가 뛰어납니다. 내과적으로 여러 장기가 있고 다 염증이 유발될 수 있겠지만 느릅나무는 위나 장의 염증치료에 그 효능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초점을 맞춰 치료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비염치료는 유근피가 염증에 좋다고 하여 단순하게 접근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비염치료는 내복으로 쓰이기보다는 외과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하기도 하는 것 같은데 토종약초연구가 최진규씨가 쓴 책을 보니까 다음과 같은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축농증이나 비염에는 느릅나무 뿌리껍질을 진하게 달인 물과 죽염을 3:1의 비율로 섞은 다음 그 물을 탈지면에 묻혀 잠자기 전에 콧속에 넣는다. 처음에는 따갑고 아프지만 1~2개월을 계속하면 대개 낫는다”
비염은 내과적인 원인이 반드시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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