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613)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심사위원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심사위원

2024년도 새해 어르신들 일자리 창출의 일환인 공공근로와 이들 관리감독 등의 일자리로 홍천 관내 약 3천여 명이 선발된다고 한다. 응시자는 대략 5천여 명으로 경쟁이 심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말 일을 꼭 해야 할 사람 즉 생계를 위해 일이 필요한 사람이 선정됐으면 한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어르신 중 놀기 심심해서 건강과 운동을 위해서 신청한다는 사람들은 제외했으면 한다.

선발과정에서 아무리 공정을 기한다 하지만 만약에 배경(소위 백) 같은 게 작용하면 안 된다. 물론 가장 공정하고 일을 꼭 필요로 하는 어르신에게 적재적소에 맞게 일자리가 주어져야 하지만 인간이 하는 일이기에 지금까지는 의문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공직에서 은퇴하고 연금 받고 비교적 넉넉하게 하는 사람들은 자진해서 일자리를 양보했으면 한다. 내가 이 일을 안 해도 먹고 살만 하다면 내 스스로 나보다 훨씬 어려운 사람들에게 양보의 미덕을 보였으면 한다.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나라고 민주주의 나라다. 자유경쟁 하는 나라로 능력에 따라 일자리도 찾을 수 있는 나라고 게으른 자는 뒤처지게 되는 나라다. 몇 년 전 모 여대생이 부모의 덕택으로 스포츠계의 대학입시 부정에 대해 법정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그는 “부모의 권력을 이용하는 것도 자기의 능력”이라고 당당히 말한 적이 있다. 일명 백도 능력이라고 해서 많은 또래 친구들에게 가슴 아픈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 200여 개가 넘는 나라에서 10번째로 잘사는 나라에 속한다. 배고파 서럽던 때로부터 반세기 즉 50여 년이 흐른 지금이다. 5천 년 역사 중 요즘처럼 풍요로운 때는 한 번도 없었다. 보릿고개 없어진 지가 4~50여 년 전이다. 그런데 요즘 일자리에 대한 희비가 여전하다. 농촌과 중소기업에서는 일손이 모자라 야단이고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는 사람이 넘쳐난다. 실업자가 수십만이고 캥거루족이 득실거린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예전에 비해 삶의 가치가 변해서 그렇다. 힘든 일은 안 하고 편하고 쉽게 돈 버는 데만 구직자가 몰리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 특히 대학 교육이 잘못돼 그렇다. 미국이나 유럽과 일본만 해도 대학 교육은 고교를 졸업하고 많이 가야 4~50%이고 유럽은 2~30%만 대학에 간다. 그 외 중고교 졸업생은 기술교육과 창업 등 대학 교육을 안 받아도 되는 교육을 조기에 받고 사회로 나간다. 대학 교육은 연구와 최고급 인력을 필요로 하는 자에게만 필요한 곳이다. 하지만 한국은 어떤가. 90%가 대학을 가기에 고등 실업자 양성소가 된 지 오래다. 예를 들면 대학에서 교육학과 등은 졸업 후 대개 중고등학교 교사로 가야 하는데 자리가 없다. 퇴직자는 적고 자격자는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들이 농촌이나 산업현장에서 과연 일을 하겠는가?

육체노동 이를테면 농업이나 간단한 조립 등 수작업이 필요한 일자리를 어르신(나이가 6~70대)에게 조건부로 추천하는 제도를 만들면 어떨까. 즉 쉬운 일을 하되 일하고자 하는 어르신에게 임금의 50%는 국가에서 보조해주고 농장주나 사업자는 나머지 임금의 50%를 지급하는 제도로 일할 수 있는 능력자가 일하기를 거부하면 정부 보조금을 아예 주지 않는 제도다. 성경에 있는 말씀처럼 “일하기 싫은 자는 먹지도 말라”를 실천해야 한다.

하기야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미국 같은 나라도 노숙자가 3백여만 명이라고 한다. 그들은 노숙하면서 구걸로 삶을 이어간다고 한다. 인구 3억이 넘는 나라지만 전체 인구의 1%가 걸인인 셈이다. 새해 일자리 창출 선정은 공정에 공정을 기했으면 한다. 물론 담당자들은 상부의 지침에 의거 철저히 한다고 하지만 주변에서 볼 때는 탁상행정이 난무하는 것처럼 보인다. 최대한 적확한 실사를 통해 선정해야 한다. 당장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 찾는 법을 몰라서 못 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우선 선발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