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606)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심사위원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심사위원

몇 년 전 외지에서 홍천으로 귀촌한 지인이 필자에게 물었다. “홍천 하면 떠오르는 것이 뭔가요?” 한다. 물론 깊이 생각하면 이런저런 자랑할 게 있지만 막상 즉석에서 무엇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게 없다. 땅의 넓이로는 전국 228개 지방자치 시·군에서 제일 크다. 그 규모가 제주도 본도(부속섬 제외)와 비슷하다. 산 좋고 물 좋은 것도 옛날 말이다. 생산품으로야 5대 품목이 있지만 그것도 깊이 들여다보면 특별하지 않다.

인삼은 40여 년 전부터 재배를 시작해 지금도 한창 소득을 올리고 있지만 저 아랫녘의 금산이나 풍기에 비하면 아직 열세다. 다만 기후적인 여건으로 6년근만은 자랑할 만하다. 잣은 경기도 가평에 역전당한 지 오래다. 한우는 또 어떤가. 한우도 바로 이웃인 횡성군에 뒤지고 있다. 물론 부분적으로 우수한 점도 있지만 대체로 횡성이 앞선다.

찰옥수수도 있지만 이 찰옥수수는 홍천뿐만 아니라 강원특별자치도 웬만한 군은 다 심고 있으며 정선과 평창이 그 예다. 홍천쌀(수라쌀)은 철원에 못 미친다. 철원의 오대쌀 품종은 강원특별자치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그렇다 보니 농축임산물로 뚜렷한 게 없다. 하긴 조선조 때는 홍천이 콩(백태)과 팥(적두)의 종자 생산지로 지정됐고 우수한 품질이 생산되고 있다. 콩과 팥을 홍천의 우수농산물(잡곡)로 추가 지정해 전국적으로 보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홍천의 산천은 매우 그윽하다. 홍천읍내에서 눈만 뜨면 쳐다보이는 동쪽의 공작산과 북방의 금학산 구절산 두촌의 가리산 내면의 계방산 영귀미면의 오음산 서면의 팔봉산 등은 전국 유명한 명산들이다. 특히 두촌면 가리산과 화촌면과 영귀미면에 걸쳐 있는 공작산은 잘 개발하면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적 관광지가 될 수 있다.

필자는 몇 년 전 중국과 필리핀 등 외국 여행 중 산을 낀 여행을 했다. 중국의 경우 장가계나 원가계 계림 등 경치 좋은 산이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곳은 선천적으로 경치가 좋은 곳도 있지만 상당 부분 개발을 한 곳도 많았다. 이를테면 인공호수 조성이나 케이블카 모노레일 등 사람의 힘으로 관광지를 조성한 것이다.

홍천의 공작산을 과감하게 개발해야 한다. 공작산 정상에서 보면 서북쪽 밑에는 굴운저수지가 있고 남서쪽으로는 수타사와 그 계곡이 장관이다. 수타사 용담길(둘레길) 종점(신봉리 입구)에서부터 노천1리 간 계곡은 그야말로 경관이 수려하다. 인제 백담사 계곡에 버금가는 천혜의 경치를 자랑하고 있다. 수타사에서부터 약 8km이고 도보로 2~3시간이면 탐방이 가능하다. 찻길을 내든가 등산로라도 개발하면 천하의 명승지가 될 수 있는 곳이다.

두촌면의 가리산도 좋다. 가리산 정상에는 노적봉(석산)이 두 개가 있고 그곳 8부 능선에는 샘물이 사시사철 나온다. 이곳에 케이블카나 모노레일을 설치해 관광객을 유치하자. 화촌면 굴운리 야산은 그 면적이 수십만 평이 된다. 6.25 한국전쟁 때 미국 군단이 주둔한 지역이 있는데 이곳에 수십 년 전 한국 최대의 담배공장이 입주하려다 못했다. 이곳은 박씨종중 묘가 많아서 개발을 못한다고 하는데 요즘은 묘지관리에 대해 이해가 많이 돼서 옛날 같지 않다고 한다. 행정당국에서 과감하게 개발한다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지방자치 군수는 군민이 직접 선거로 뽑아서 그 실적을 군민이 평가한다. 법적인 잘못이 없으면 임기 내내 과감한 일을 할 수 있다. 우리 군도 선출직 군수가 새로 부임한 지 1년 반이 넘고 있다. 향후 2년 반이 남았는데 임기 내에 좋은 업적 즉 성과로 홍천군민이 바라는 군정을 펴야 한다. 홍천 인구는 현재 6만 8천 선이다. 항간에는 앞으로 10년 안에 6만 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를 공공연히 하고 있다. 인근 경기도 양평이나 횡성 인제 화천군처럼 과감한 쇄신이 적극 필요할 때다. 홍천군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원을 잘 개발하고 개혁해 희망찬 홍천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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