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옥 ​​​​​​​국민연금공단 홍천지사장
▲ 이은옥
 국민연금공단 홍천지사장

선조 36년(1603) 무과에 급제하여 인조의 총애를 받고 권세가 높았던 이서란 자는 부귀영화를 탐내지 않은 자였다 한다. 이서가 황해도 곡산군수로 부임해 무기 창고에 쓸모없는 녹슨 병기를 보고 병장기를 마련하고자 했으나 예산의 부족함을 알고 백성들에게 이틀의 부역에 참여하면 1년간의 모든 부역을 면제해 주는 조건으로 산에서 큰 나무를 베어오게 하였다. 다시 이 재목을 황주, 봉산 등지에 팔아 그곳에서 흔한 면포를 사들였고, 이를 다른 지역에 내다 팔아 큰 이문을 남겼다.

이 돈으로 부역에 참여한 백성들에게 품삯을 주고 목수와 대장장이를 고용하여 수많은 활과 화살을 제작하고 남은 돈으로는 1천 섬이 넘는 군량을 비축하였다고 한다. 이서가 지략을 통해 병기 문제를 해결해 낸 일화이다. 또한 이서가 개인의 이익을 탐했다면 큰 부를 모았겠지만, 평생을 단출한 살림으로 살았다고 한다. 21세기 스마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공직자에게도 이서의 청렴성과 적극적이고 현명한 행정 운영은 마음에 새기고 실천할 교훈이라 할 것이다.

올해는 국민연금법 제4조에 따라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 수지를 계산하고 국민연금의 재정 전망과 연금보험료의 조정 및 운영계획을 수립하는 중요한 해이다.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이라는 사회 구조의 변화에 맞서 국민연금 제도의 개선은 불가피한 당면 과제라 할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구성원의 청렴하고 깨끗한 업무 수행과 기금의 최대 수익률 제고 및 투명한 기금운용을 위해 힘쓰고 있다. 기금은 국내외의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의 다양한 자산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투자하고 있으며, 안정성과 수익률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더불어 공단운영과 기금운용 내용은 공시를 통해 공개하고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받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은 1988년부터 2023년 7월 말까지 누적 수익률 5.55%를 냈으며, 그 운용수익금은 541.4조 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기금 적립금 1,313.3조 원의 39.17%에 해당한다. 또한 연금급여 등의 지출금을 뺀 990.6조 원이 적립되어 있다. 2008년~2022년 기간의 기금 수익률이 우리나라는 5.1% 수준이고 노르웨이 5.5%, 일본 3.8%로 세계적으로 비교해 보아도 안정적인 수준이다.

지속 가능한 국민연금과 적정 노후 소득 보장 강화를 위해 국민연금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국민적 동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지난 10월 30일에는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이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로 이송되었고, 국회의 연금특위와 함께 공론화를 통해 국민 의견을 반영하고 구조개혁 논의 결과에 따라 보험료율, 소득대체율의 구체적인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공단은 청백리 이서처럼 적극적인 행정과 청렴성을 바탕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제도 개혁을 이뤄내고, 기금운용의 투명성 강화와 업무처리의 공정성을 높이는 한편 기금의 높은 수익률 달성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제도 개혁에 대한 국민의 응원과 제도에 관한 관심은 큰 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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