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601)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심사위원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심사위원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흰 구름 두둥실 떠 있고 길가에는 코스모스와 들국화가 아름답게 폈다. 지난 10월 10일 홍천군 남면 용수리의 새로운 맥주공장 기공식에 초청을 받았다. 우선 공장 이름이 묘했다. ㈜천자문(千字文) 맥주공장 착공식이었다. 우리가 흔히 천자문 하면 한학의 기초학문에 으뜸가는 한문 천자를 말하는데 맥주 이름이 천자문이라고 하니 이색적이고 범상치 않은 이름이었다.

어쨌든 기공식은 조촐하게 진행됐다. 홍천군수와 군의장 도의원이 참석했고 소재지의 면장 지역농협장 강대덕 문학박사(역사학 전공) 한종원 강원일보 홍천지사장 지역주민 등 백여 명의 참석 하에 간결하게 치러졌다. 특이한 것은 대만의 대학교수 몇 명과 공자의 후손 79대 종손이고 중화민국 제2대 대성지성선사봉사관인 공수장 봉사관이 특별손님으로 참석했다. 우리나라 행정 서열로 치면 장관급이라는 사회자의 소개가 있었다.

이외에도 한국공자문화센터 박홍영 총재와 한국공자연구원 이육원 원장 지성공자재단 집행자 진태욱 양건 지성공자재단 집행위원 타이베이사랍대학교 장샤오성 교수 박광희 동양문화연구소 부이사장 한국 죽산 박씨 대종회 박정은 회장 외 4명과 경남 사천향교 강동규 전 사무국장 배태훈 ㈜엔씨엔 대표 등이 참석했는데 이분들 중 일부는 직접 자본금을 투자했다고 한다.

향후 공장이 준공되어 생산품이 나오면 해외 수출에 주력하고 맥주 생산 이외에도 공자문화 홍보와 연구 등 학문적 부속사업도 하겠다고 한다. 이 공장 임원인 박경윤 대외총괄이사의 말에 의하면 공장을 지어 운영할 박홍영 대표이사는 그의 조부가 독립운동가로 있다가 서거 후 자수성가해 중화민국(대만) 사업체와 유대관계를 갖고 사업을 물색 중 10여 년 전에 우연히 이곳 남면 용수리 266-1번지의 토지와 유지(연못)를 구입하고 연못 일부를 메우는 등 토지를 정비한 후 천자문 맥주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한다.

공장 부지 인근엔 약 500여 평의 연못이 있어 연못 한가운데 분수를 설치해 흰 물줄기를 내뿜고 천자정(天字井) 우물을 파 경관을 만들었다. 공장이 들어설 이곳 주위 환경은 조용한 산골마을이다. 주변에 농가와 귀촌한 외지인 등 10여 호가 있다. 주변 산들은 야트막한 야산이라 개발이 용이한 곳으로 보였다.

기공식 사회는 현 중견 연예인으로 예명이 나팔박인 삼척 출신의 가수 겸 전문 MC가 맡았다. 구수한 진행으로 한 치의 오차 없이 무난하게 식이 진행됐다. 문선왕 공자의 직계 종손 79대손의 축사가 중국어로 있었고 총괄이사 박경윤의 아들이 직접 통역을 했다.

홍천에는 이미 맥주공장이 몇 개 있다. 대표적으로 하이트맥주공장이 30여 년 전에 세워져 활발히 운영되고 있고 남면 유치리에 소규모 수제맥주 공장과 서석면 서면 등에도 수제맥주 공장들이 있어 각종 행사 때면 선을 보인다. 이에 비해 이날 착공한 천자문 맥주공장은 어떤 규모로 운영되고 그 부대로 문화 관련 사업을 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이곳 용수는 전설적으로 용이 승천했다고 해서 용수마을이다. 이곳은 물(샘물)이 아주 좋다. 인근 몇 분만 가면 화양강이 흐르는 남노일리 입구이기도 하다. 공장을 운영할 주체가 어떤 곳인지 사업 규모 등등은 향후 알아볼 일이다. 다만 이날 착공식에는 중화민국 사람들과 특히 공자의 직계 종손이 직접 참석했다는 것과 죽산 박씨 대종회에서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즉 중화민국에서 온 분들과 한국의 죽산 박씨 대종회가 공자 가문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필자는 깊이 알 수가 없다.

하긴 알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우리 지역에 외국자본이든 국내 자본이든 또는 합작회사든 그 사업만 잘 운영돼서 홍천군의 세수도 올리고 주민들 일자리도 창출되고 농민이 부수적으로 소득도 올리고 인구도 유입되고 사업하는 측도 번창하고 지역 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했으면 한다.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