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594)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심사위원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심사위원

19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 인구는 기하급수로 늘어난다고 해서 나라 전체가 야단들이었다. 지금 같으면 꿈같은 얘기로 먼 나라 얘기로만 들리던 시대가 있었다. 그 당시 선진국인 영국이나 프랑스 등 에서는 한 가족당 평균 2~3명이었고 우리나라는 4~5명이었다. 당시 정부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인구폭발로 지구가 멸망하느니 서울이 만원이라서 사람 살기 힘든 도시가 되느니 법석을 떨면서 산아제한 정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천년대에 들어오면서 인구가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을 정점으로 해서 5200만여 명에 이르다가 2021년부터 산술급수가 아닌 기하급수로 줄기 시작했다. 최근의 인구통계지수를 보면 가임여성이 아기를 갖는 전체평균 수치가 0.78명으로 일본이나 서양의 1.2명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60년대의 우리나라 인구는 4천만 명대로 그 당시 태어나는 인구가 한 가구에 평균 5~6명 내외로 급속도의 인구증가에 정부당국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부정책으로 산아제한 제도를 도입해 인구가 느는 것을 최대한도로 막았다. 청년들에게는 정관수술을 권장하고 이에 응하면 예비군훈련을 감면해줬다. 뿐만 아니라 인구감소 홍보전도 대대적으로 실시해 “아들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기르자” “둘도 많다 하나만 낳자” 등등 홍보전을 펼쳤던 것이 불과 4~50년 전이다. 한 국가의 장래 계획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나라는 이미 단일민족도 백의민족도 아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4~5천여 년 전 고조선 이후 삼한시대 때 인도와 교류해서 인도 여인이 우리나라의 황후로 시집을 오는 국제결혼이 있었고 그 후에는 국제간의 침략을 받은 전쟁이 980여 회가 넘는다. 이 과정에서 우리민족은 순수혈통이 아닌 혼혈민족에 접어들었다. 특히 만주의 몽골과 거란족 침입 등 북방민족의 침입이 극심했고 남쪽에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일본(왜구)인들의 침략이 자주 있었다. 청나라 때는 병자호란으로 인조가 항복을 해 수십만 명의 우리 국민들이 인질로 끌려갔으며 이 중에는 가임여성이 30여만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지금은 백의민족이니 단일민족만을 고집할 때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혼합민족의 장점을 살릴 때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계의 인구이동이 이뤄졌다. 호주나 캐나다는 백호주의라고 해서 백인 이외의 이민을 허용하지 않았다. 동양인이나 흑인은 극소수의 인원만 선별해서 이민을 허용했다. 그러다가 21세기 초에 인구증가를 위해 유색인종 유입을 허용했다. 처음엔 자본이민과 기술자나 교육 이민자를 받다가 지금은 완전 개방했다.

우리나라도 국가차원에서 이민인구를 받아들이는 정책을 써야 한다. 동남아의 우수한 젊은이들을 우선적으로 유입해야 한다. 국내 인구증가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 결혼연령은 높아지고 결혼을 해도 아기를 낳지 않으려는 풍조다. 그 이유야 많겠지만 특히 아이를 키우기 힘들다는 얘기다. 학비며 주택이며 교육여건이 열악해서란다. 우리의 어버이시대를 생각하면 모두 헛된 말들이지만 현실이 그렇다.

정부에서는 인구증가를 위해 해마다 수천억을 쓰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30조가 넘는 비용을 쓰고도 인구증가율은 세계 최하위다. 정책을 바꿔야 한다. 교육은 대학까지 무료로 하고 아기 낳는 가정에는 과감하게 특혜를 줘야 한다. 예를 들면 취업은 물론 무주택자에게는 영구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근무지와 일자리도 희망 여건을 최대한 참작해 아기를 키울 수 있는 조건을 국가적 차원에서 제공해야 한다. 다둥이네는 특별대우를 하고 직장 알선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우리 옛말에 아기는 제 먹을 것을 갖고 태어난다고 했다. 또 아기 키우는 행복을 느끼게 하고 인생의 보람을 찾도록 해야 한다. 도시와 특히 농촌 소멸 위기의 지역에 아기 울음소리가 천지에 진동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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