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아름다운 눈[73]

▲민경철                      시인/화가/사업가​         홍천문인협회 회원​             전 대한육상 경기연맹         심판위원
▲민경철                     
 시인/화가/사업가​         
 홍천문인협회 회원​             전 대한육상경기연맹
심판위원

51년간 식자재 유통을 하며 접했던 요식업체들에 대한 사항들을 필자의 새로운 업장에 적용 가능한 요소들로 분석해 정리해 본다.

첫째, 음식. 식당은 재료를 최상급으로 써야 한다. 식자재를 아주 저렴한 것만 찾는 식당은 대부분 망했다고 보면 된다. 필자도 싸구려 재료를 사 가는 식당들은 거의 가지 않는다. 예의상 한두 번은 간 적이 있지만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 먹을만한 식당을 물어보면 좋은 재료를 선호하는 식당들을 주저하지 않고 추천하게 된다.

합리적인 자재 구매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음식에 대한 고객에 대한 마음가짐이기 때문이다. 맛이나 품질을 기대하기 힘들다. 저렴한 것들만 사 가는 곳들은 음식에도 정성을 기울이지 않고, 단지 돈벌이 수단일 뿐이라는 근시안적 사고방식에 갇혀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잊다가 손님들도 그곳을 잊게 만든다.

둘째, 청결과 서비스. 업무 중 본인의 핸드폰을 무음이나 진동모드로 해놓고 손님 응대 시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기본적인 상식은 물론, 역시나 인간관계의 기본이기도 한 기분 좋은 인사가 중요하다. 음식업에 속한 모든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따지지 않고 먼저 인사를 해야 한다.

한 일본 음식 만화에서 읽었던 내용으로 “훌륭한 요리사는 손님을 기다리게 하지 않는다”는 요리사의 독백이다. 손님 배고픔의 시간을 최소화하려는 또, 음식이 가장 맛있을 때 손님에게 전달하려는 노력. 그만큼 손님을 소중히 여기며 음식에 대한 자부심도 큰 것이다. 또한 잘되는 집에 가면 단골손님들의 음식 취향을 기억해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당히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주게 되고 손님을 더 기분 좋게 한다.

식당 사업은 음식의 맛과 품질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편안하고 즐겁게 즐기다 갈 수 있도록 최대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분 좋은 소비는 인상에 각인되고 다시 찾고 싶게 한다. 수많은 전단지 홍보보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대단한 효과음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주방이나 매장, 화장실의 청결과 특히 쓰레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악취가 나면 절대 안 된다.

셋째, 발전 노력. 동종업계 맛집을 다녀보고 체크하고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그렇게 수집하고 분석한 내용을 내부 회의 의제로 내놓아 좋은 점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중요하다. 손님이 찾기 전에 미리 챙겨주는 것도 센스. 서구권에서 음식을 주방에서 손님의 식탁으로 옮기는 직업을 웨이터(wailter)라고 부른다.

어원은 wait(기다리다) 라는 의미로 서구 문화에서는 늘 고객을 응시하며 기다리다가 눈이 마주치거나 손을 들면 찾아가 필요한 서비스를 한다. 사람 많은 곳에서 품위 없이 큰 소리를 내는 대신 서로의 에너지를 절약해주는 합리적이면서도 신사적인 방법은 한국의 대도시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문화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위의 세 가지는 실은 모두 첫째 항목이다. 어느 하다 더 중요하거나 아닌 부분이 없다. 다른 매장 주인이나 종사자들도 우리 매장을 이용한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동종 업계 종사자는 더욱 까다롭거나 혹은 더욱 관대할 수도 있다. 때론 아무 것도 아닌 게 마찰거리가 될 수도 있으나 매장에서 절대 다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설사 우리 잘못이 아니더라도 다투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예전에 어느 제과점에 거지가 찾아와 빵을 사는데 직원이 안 판다고 밀면서 싸우는 것을 본 사장님이 정중하게 돈을 받고 빵을 포장해서 팔았다. 손님이 돌아가고 나서 직원에게 하는 말이 “저분은 자신의 전 재산을 가지고 우리 빵을 사러 왔으니 얼마나 큰 손님인가”를 교육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손님도 물론 기본 매너가 필요하지만 인류애를 담은 진정한 서비스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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