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592)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심사위원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심사위원

국민방송이라 자처하는 KBS 제1방송의 대표 프로그램의 하나인 전국노래자랑의 사회자가 바뀌고 나서부터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4~50여 년 동안 구수하고도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하던 송해의 작고로 사회자가 젊은 여자 개그맨으로 바뀐 뒤부터다. 전국노래자랑은 노래만이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을 순회하며 그 지방 특산물 소개 또는 역사와 지역사회 풍물 등을 소재로 일요일 낮 12시 10분부터 한 시간 동안 방송된다.

딩동댕으로 시작해 많은 시청자들을 즐겁게 한 프로그램으로 이 프로그램의 전 사회자는 코미디언 겸 가수였던 송해(94세 작고) 선생이다. 애칭인 송해 오빠로 통하면서 명사회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월남인으로 6.25 한국전쟁 때 황해도에서 넘어왔다. 5~60년대 유랑극단에 있었고 천막공연도 수년 동안 했다. 말년에는 외아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실의에 빠지기도 했지만 철저한 몸 관리로 90이 넘도록 현역 생활을 했다.

이 프로는 시청자의 특별한 계층이 없다. 어린이로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즐겼다. 또 이 프로를 통해 유명 가수가 탄생하기도 했다. 특히 연말이 되면 1년 동안 입선한 출연자들이 총출연해 최후의 일전을 벌여 우승자에게는 가수 자격증이 수여되고 바로 무대에 설 수 있는 특혜가 부여됐다. 사회자는 재치가 있어야 한다. 노래도 해야 하고 때론 손자뻘 되는 어린이와 춤도 추고 객기도 부려야 한다.

송해가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악단장이 셋이나 바뀌었다. 이 프로가 처음 나올 때 태어난 아기가 지금은 청장년들이 됐다. 각 시군은 물론 대도시는 구청을 중심으로 녹화공연을 했고 시군 단위는 대개 행사를 겸해서 초청 형식으로 했다. 우리 고장에서는 노래자랑이 대략 10번쯤 개최된 것 같다. 이 프로는 사전에 노래할 출연자들을 섭외하고 예심을 거쳐 본선에서 경선하는 방법이다. 출연자는 보통 10여 명이고 중간에 기성 가수 대여섯 명이 찬조출연한다. 노래하는 사이 틈틈이 그 고장 특산물이나 관광지 등을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초청 가수들도 트로트 가수 상위에 있는 실력자들이 나온다.

KBS 방송에서 오락음악방송 프로그램은 세 개가 있는데 첫째는 전국노래자랑이고 열린음악회 가요무대 등이다. 물론 이외에도 국악무대를 위시해 몇 개가 있지만 음악 프로는 많지 않다. 방송에서 잘 나가던 프로가 중단되는 경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시청률이 떨어지면 폐지된다. 그다음 사회적 또는 정치적 문제로 인해 중단되기도 하고 제작비 과다로 인한 중단도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시청률 하락이다. 시청자가 없는 방송은 자연히 도태된다.

여기에도 물론 예외는 있다. 과거 2~30년 동안 방송되던 농촌드라마인 ‘전원일기’와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는 많은 고정시청자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종결됐다. 뒷이야기로는 소재 발굴의 어려움과 제작비 증가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하나 속사정은 알 수 없는 일이다. 다시 노래자랑 얘기를 하자면 우선 현 사회자를 바꿔야 한다. 나이도 지긋하고 시청자를 즉석에서 웃기고 울리고 하는 능수능란하고 노련한 사회자가 맡아야 한다. 물론 노래도 잘해야 한다.

필자에게 적임자를 찾으라면 뽀빠이 이상용이 있다. 그는 경험이 풍부한 코미디언이자 사회자로 이 프로그램을 부활시킬 수 있는 적임자다. 아니면 I-net 경인방송의 오락프로인 웃우리마을 사회를 몇 년째 맡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는 웃우리마을 이장역을 맡은 사람으로 새마을 모자를 쓰고 나와 사회를 보는데 인지도가 낮은 TV라 그렇지 전국노래자랑 사회를 보고도 남을 실력을 갖춘 사람이다. 그밖에 탤런트 김성환이나 엄용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발탁해 전국노래자랑을 다시 한 번 도약시켰으면 한다. KBS 1TV 담당 PD는 시청자의 욕구를 잘 파악해 반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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