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아름다운 눈[71]

▲민경철                     시인/화가/사업가​           홍천문인협회 회원​             전 대한육상 경기연맹         심판위원
▲민경철                    
 시인/화가/사업가​       
 홍천문인협회 회원​             전 대한육상 경기연맹         심판위원

70대 중반에도 새벽부터 저녁까지 무거운 것들을 나르고 정리하고 거래처나 고객을 상대하는 필자의 모습을 보면서 남들은 하기 좋은 말들로 “이젠 그만 하시지요~”란 소리들을 종종 한다. 위로인지 걱정인지 모를 말이지만 적어도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감사하게 생각하며 허허 웃음으로 응대한다. 물론 필자 스스로도 쉼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금도 여전히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일할 수 있고 건강에 문제도 없으니 단지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는 중이거나 기회를 보고 있다는 것에 가깝다고나 할까. 쉼에 대한 할당량은 틈틈이 업무 중간중간에 그리고 주말 본가에 돌아가서 그리고 주일 예배를 통해 적절히 분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에게 예배 만한 안식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일은 운동이 아니라 노동이라고들 많이 이야기를 하는데 필자의 경우에는 정확히 보자면 일 속에 아침 운동과 낮 운동, 저녁 운동 또한 포함되어 있다. 새벽 일찍 전단도 돌리고 인근의 힘없는 노인들 사업장의 무거운 것들도 실은 거의 매일 처리해 준다. 대가를 바라고 한다기 보다 인류애적 배려에서 시작했던 일이 꽤 오래되었다. 점심에도 배달 등의 동선을 생각하며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저녁도 역시 강변을 한참 걷기도 한다.

체력이 부치면 벌써 그만두었을 직업일 텐데 전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니 지속하는 것이다. 세월의 흐름으로 인해 체력이 고갈될 것을 미리 알고 소싯적부터 관리하며 준비했던 부분이다. 어릴 때부터 인생길을 그려 보면서 건강을 다지고 체력을 유지하며 잘 관리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평생을 살아온 것이다. 그래서 체력을 단련하는데 게으름이 없었고, 건강을 유지하는 일에 늘 신경을 쓰고 정성을 다해 왔다.

술이나 담배도 그런 의미에서 아예 입에 대지 않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뭐든 결심하면 실천하는 강한 신념이 있어 그 결심을 단단히 지켜왔던 것…. 지금 생각하면 이런 나의 모습이 제법 대견하기도 하고 귀여운 생각도 든다. 폐지를 수집하러 다니는 사람들이나 현장 노동자, 농부 등등 몸을 계속 움직이고 많이 걷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술 담배를 멀리하고 살기에 건강을 아주 잘 유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젊었을 때 몸을 망치고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포기 상태로 그 길에 접어든 사람들은 빼고 말이다.

세월에는 장사가 없으니 필자도 나이가 들어가며 귀도 어두워지고 눈도 흐릿해지고 한다. 아주 서서히 조금씩 쇠하는 것을 느낀다. 그 외에 다른 부분에는 그다지 심각하다 싶은 문제를 느끼지 못하기에 체력을 길러가며 꿈을 이루고자 여전히 매일 노력한다. 단기 계획이든 장기 계획이든 목표를 정하고 하나를 완성하면 또 하나를 만들고 성취감을 느끼며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그 인생길에서 오로지 물질과 재물만 긁어모으려는 탐욕이 아니라 길에서 만난 주변의 사람들을 따뜻하게 살피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잠시 멈추고 손도 내밀 줄 아는 삶을 실천하려고 나름의 노력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젠 마무리 단계지 시작 단계는 아니다. 좋은 결실을 만든 후 뒤에서 관리하는 자리로 갈 것이다. 세상만사 다 각자의 ‘때’가 있고 적절한 시기를 알아가는 것이 또한 노년의 지혜가 아닐까 한다. 원하는 바를 글로 적고 그림을 그리고 머릿속에 떠올리면 실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유명인들의 조언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필자 또한 나이를 잊어버리고 그려 놓은 길을 다지며 간다. 꿈을 이루며 살아간다. 지금도 존중받는 아버지로서의 보람이라면 큰 보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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