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발효이야기

▲차기봉
   홍천약초발효연구회장

식초로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식초 발효가 대세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그러하다. 알코올 발효를 거쳐서 만들어지는 식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식초가 되려면 전분(탄수화물)에서 당화(아밀라아제 효소)작용으로, 포도당으로 알코올 발효(효모)작용으로 알코올(에탄올) 즉 술을 거쳐 초산균에 의한 발효가 되어야 한다.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나라에서도 집집마다 가양주(家釀酒)를 담가 먹었다. 서양에서는 포도를 이용한 발효주와 이것을 이용한 천연식초 등을 만들어 먹었고, 우리조상은 막걸리가 좋은 조건에서 시어 꼬부라지면서 공기 중에 초산균이 살기 좋게 되면 최고의 전통 발효식초가 되는 것이다. 자연계에는 효모나 곰팡이, 세균과 같은 다양한 미생물들이 있다. 

발효란 미생물 효소가 작용해 유기물이 분해되는 생화학적 반응이다. 옛날에는 식초를 만드는 과학적인 원리를 모르는 상태에서 식초가 만들어지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즉 호리병의 가양주를 따뜻한 부뚜막에 두면서 신맛으로 변하고 그것을 음식에 활용하게 된 것이 바로 순수한 자연발효식초이다.

어떤 집은 식초가 잘되고 어떤 집은 잘 안 되는 이유는, 공기 중 초산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온도와 습도 그리고 주변 환경이 가정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발효와 숙성의 긴 시간동안 고분자에서 저분자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맛과 향이 좋아지고 부드러운 자연의 맛이 되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아미노산과 생리활성물질의 함량도 높아진다. 총산도(總酸度)가 같더라도 숙성을 오래 한 것과 짧게 한 것은 맛과 향에 있어 미묘하게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술에서 신맛이 나면 식초가 되어간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식초가 되려면 총산도가 5~6%여야 한다. 초산발효를 계속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서 초산균은 재산화하여 물과 이산화탄소로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총산도는 떨어진다. 결국 좋은 식초를 만들기 위해서는 총산도가 정점에 이를 때에 발효를 멈추는 것이다. 총산도의 정점에서도 계속 발효를 진행하면 쿰쿰한 냄새가 나면서 물이 되어버린다.

좋은 식초를 만들려면 숙성에 좋은 용기와 초산균이 좋아하는 온도인 30~35℃여야 한다. 40℃ 이상이거나 15℃ 이하이면 초산균이 잘 자라지 못하고 맛도 엉망이 된다. 그래서 전문 시설을 갖추어서 미생물이 건강하게 잘 번식하게 하여야 한다. 발효시 낮은 도수의 술을 빚은 후 면포를 씌우고 뚜껑을 열어 공기를 통하게 하면 술맛이 시어진다. 이것은 공기 중에 있던 초산균이 알코올을 초산으로 바꾸기 때문이다.

식초는 곡물이나 과일류의 당분을 효모가 알코올로 만들고 초산균이 알코올을 먹고 배설한 것이 식초인 것이다. 초산발효는 알코올이 산화하여 초산과 물로 분해되면서 에너지를 생성하는 발효이므로 식초를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산소공급이 필요하다.

*감기예방에 좋은 생강, 도라지, 배 추출액 식초 만들기
재료: 도라지, 생강, 배 각 400g, 설탕 1.2kg, 누룩 30g(또는 이스트 3g),종초가 있으면 약간
1, 도라지 생강 배의 껍질을 벗기고 잘게 잘라 믹서에 간 후, 설탕을 넣고 버무려 용기에 넣고 면포를 씌워 입구를 고무줄로 묶는다.
2, 7~10일 후 걸러 냉장 보관하면서 물을 넣어(당도 14브릭스) 누룩을 잘 혼합하여 발효통에 넣는다 .
3, 알코올발효를 진행시키면서 매일 한두 번씩 저어준다
4, 2주일 후 알코올발효가 끝난 청주를 소독한 초산발효 통에 넣은 후 적당한 온도(30~35℃)를 유지한다. 
5, 초산발효가 끝날 때의 총산도는 5~6ph이고 당도는 5브릭스,이상
6, 용기에 담아 산소를 차단, 실온이나 서늘한 곳에 100여일 숙성시킨 후 유리병에 담는다.
7, 유리병에 넣은 식초는 70℃에서 살균소독 후 냉장고나 서늘한 곳에 뚜껑을 꼭 닫아두고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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