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발효이야기

▲이강수홍천전통발효연구회 전문위원·홍천허브·다물연구소 대표
▲이강수홍천전통발효연구회 전문위원·홍천허브·다물연구소 대표

박목월 시인의 사월의 노래에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라는 구절이 있다. 또 양희은의 하얀 목련이라는 가사도 떠오른다. 목련은 우리의 시와 노래에 자주 등장하며 봄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꽃이기도 하지만 예로부터 기관지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본초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목련은 이른 봄에 잎보다 먼저 흰 꽃을 피우는 중국이 원산지인 백목련을 떠올린다. 하지만 산목련으로 불리는 함박꽃나무는 우리나라 깊은 산속에서 잎이 다 자라고 난 다음 한여름에 꽃이 피는데 봄에 피는 백목련 꽃향기보다 훨씬 뛰어나고 탁월하다. 피기 직전의 산목련 꽃봉오리를 따서 한 잎씩 떼어내 그늘에 말린 후 끓는 물에 꽃잎을 몇 개 넣어 우려내 차로 마시면 그윽하고 진한 향기와 맛에 반하게 된다.

산목련은 주로 깊은 산 중턱 골짜기의 그늘진 곳에서 잘 자라는 특성이 있어 낮은 산에서는 좀처럼 볼 수가 없다. 집에서 기르는 백목련과는 달리 강한 햇볕 아래서는 잘 자라지 못하고 반 그늘진 곳에서 잘 자라며 비옥하고 수분이 많고 배수가 잘 되며 통기성이 좋은 토양에서 잘 자란다. 공해에도 매우 약하고 소금기에도 약해 해안가에는 잘 자라지 않는 특징이 있다.

목련속은 전 세계에 약 35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2종류의 순수 토종 목련인 목련, 산목련(함박꽃나무)이 자생하며 외국에서 들어온 것은 4종이 자라고 있다. 북아메리카에서 들어온 태산목(양옥란), 일본 원산인 일목련(황목련), 중국원산인 백목련과 자목련이 있고 우리나라 토종목련은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목련”과 우리나라 산속에서 자라고 있는 “산목련”(함박꽃나무, 천녀화)”이 있다.

중국에서는 백목련을 목련(木蓮), 목필(木筆), 목란(木蘭) 등으로 부르는데 그중 목란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그 향기가 난초의 향과 닮아서 붙여졌다고 한다. 목련이란 뜻도 연꽃을 닮았다는 뜻이며 목필은 꽃봉오리가 글을 쓰는 붓을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함박꽃나무라는 이름은 6월경에 피는 흰색의 꽃이 함지박 같다고 해서 함박꽃나무라고 부른다. 함박꽃은 작약의 꽃을 함박꽃이라고 부르는데 실제 산목련나무 꽃과 풀인 작약의 꽃 모두 함지박을 닮은 모습이다. 북한에서는 함박꽃나무를 목란이라고 부르며 북한을 상징하는 국화로 지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목련 및 산목련 꽃봉오리를 생약명으로 신이(辛夷)라고 한다. 신이(辛夷)라는 이름은 약간 매운맛(辛)이 난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콧병에는 신이가 최고의 약으로 알려져 있으며 채취 시기는 봉오리가 아직 피지 않은 시점 즉, 털이 복슬복슬할 때 채취하여 말려서 쓴다. 껍질을 벗기고 주로 속껍질과 꽃술을 약으로 쓰는데 맛은 맵고 약간 쓰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 폐, 비, 담, 위경에 작용한다. 풍사를 몰아내고 규를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비염, 축농증, 코막힘 등을 치료한다.

산목련에 관해서 안덕균 씨의 <한국본초도감>에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목련꽃과의 갈잎큰키나무 함박꽃나무의 꽃봉오리이다. 생약명으로 천녀목란(天女木蘭)이라고 한다. 맛은 쓰고 성질은 차다. 이뇨소종, 윤폐지해의 효능이 있어 폐렴으로 인한 해수,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을 치료하며, 종기에 소종 작용을 보인다. 민간에서는 잎을 당귀와 같이 달여서 보혈약으로 쓴다."

중국의서 <약성론>에서는 “얼굴에 생긴 기미나 여드름을 치료한다. 크림으로 만들어 쓰는데 광택이 나게 한다”고 기록하며, 이시진의 <본초강목>에서는 “축농증, 풍으로 인해 코가 막힌데, 코막힘, 비창, 천연두 후의 비창에는 신이화를 말린 후 가루 내어 사향을 조금 넣고 파 흰 밑둥에 가루를 약간 묻혀 코에 여러 번 넣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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