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수홍천전통발효연구회 전문위원·홍천허브·다물연구소 대표
▲이강수홍천전통발효연구회 전문위원·홍천허브·다물연구소 대표

우리나라에 주로 분포하는 당귀는 참당귀로 미나리과에 속하며 주로 강원도 지역에 분포한다. 높이는 1~2m 정도로 줄기 전체가 자줏빛을 띠며 향기가 많다. 꽃은 자주색을 띠며, 8-9월에 겹산형 꽃차례로 무리지어 핀다. 열매는 타원형이고 넓은 날개가 가장자리에 달려 있다.

참고로 참당귀와 비슷한 개당귀(지리강활)가 있는데 독성이 있으므로 조심해야한다. 간혹 참당귀로 오인하여 개당귀를 먹고 사고가 나기도 한다. 최근에는 참당귀와 더불어 일본이 원산지인 일당귀도 많이 재배하는데 약재와 함께 쌈채소로 활용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주로 유통되는 당귀는 참당귀와 일당귀 및 중국당귀가 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공정서인 <대한민국약전>에 참당귀 뿌리를 의약품 '당귀'로 기재했고, 일본당귀의 뿌리를 의약품 '일당귀'로 하여 관리하고 있다.

일당귀는 보혈작용이 강한데 비해 참당귀는 파혈작용이 강하여 막힌 어혈을 제거하는데 좋다고 한다. 또한 당귀뿌리는 몸통이 보혈작용, 잔뿌리가 어혈제거에 쓰인다. 그래서 보혈용으로 뿌리 중 몸통만 모아서 당귀신(當歸身)으로 구분하여 판매하고 있다.

당귀의 법제방법은 예로부터 뿌리를 술에 씻어 말려서 사용하였다.(酒洗) 옛날 중국에서는 잦은 외침 때문에 많은 여인들이 사랑하는 임을 멀리 변방의 싸움터로 보내는 일이 많았는데, 이들 여인들은 사랑하는 임을 기다리며 당귀를 먹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몸이 튼튼해지고 피부도 아름다워져 사랑하는 임이 돌아왔을 때 맘껏 사랑을 나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귀를 먹어야만 사랑하는 임이 싸움터에서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귀를 먹으면 ‘임은 마땅히 돌아온다’는 뜻에서 당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것이다.

영어권에서도 안젤리카(Angelica)라는 뜻을 가진 천사라는 의미로 불릴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으며 맛이 달고 독이 없을 뿐만 아니라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는 여성의 약재로 알려져 있을 만큼 여성에게 좋은 효과가 있는 약초이다.

‘동국세시기’에 보면 ‘양주, 청평, 포천, 가평, 삭녕, 연천 등 경기도 산골 6읍에서 승검초를 대궐에 진상했다’라는 기록이 있는데 승검초의 뿌리가 바로 당귀다.

당귀 삶은 물은 예로부터 여성의 피부를 희게 하는 약재로 유명하며, 당귀차는 향과 맛이 일품이다. 당귀를 엷게 끓여 차로 마시면 묵은 몸 냄새가 없어지고 향기가 난다고 해서 당귀차를 즐기기도 했다 차를 끓이면 집안이 온통 향긋한 약초향이 진동한다.

옛 양반들은 섣달그믐날 밤에 당귀 삶은 물에 목욕을 하여 좋은 향기가 나도록 했는데 깨끗한 몸으로 설날 아침 차례를 올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한약재 시장에 가면 맡게 되는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한약 냄새도 당귀향이다. 당귀의 가루로는 강정이나 떡단자편을 만들었는데 밤가루, 콩가루, 밀가루, 당귀가루를 섞어 꿀에 개어 다식을 만들어 제상에 올렸다.

당귀는 숙지황, 백하수오, 상심자, 아교, 작약 등과 함께 대표적인 보혈약의 하나인데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해지며 이명현상, 불면증, 얼굴의 혈색이 적으며 맥이 약한 때와 여성의 경우 월경장애 등 보혈약을 필요로 하는 혈허증의 증상에 쓰인다.

당귀는 월경을 조절하고 월경통을 제거해주는 효능이 있는데 이것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진통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또한, 보혈작용이 현저하여 빈혈에 유효하고 일반 타박상이나 혈전성동맥염의 치료에도 응용된다. 만성 화농증에 사용하면 순환을 개선시키고 체내의 저항력을 증강시키며, 변비에 복용하면 장관운동을 원활하게 해주어 배변을 용이하게 한다.

이 밖에도 빈혈로 오는 두통과 관절염 등에 널리 사용한다. 자궁출혈이 심할 때는 사용하지 않으며, 장기간 또는 다량 투여하는 것도 삼간다. 당귀가 들어간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사물탕(四物湯), 쌍화탕, 온경탕, 십전대보탕, 당귀작약산, 당귀보혈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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