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신문에 20여 년간 기고 글을 올렸다. 매주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글쓰기에 대한 특별한 기교나 재주가 없는 상태에서 수준 높은 독자들이 구독하는 신문에 정기적으로 글을 싣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졸필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해 고맙고 감사한 마음 가득하다.

이제 20여 년간 써온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개인적인 일로 더는 글을 쓸 수 없게 되었다. 습관은 참 무섭다. 기고 글을 쓰지 않게 되었으면서도 신문사에 보낼 글의 주제를 찾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신문 지면에 글을 올리지는 못하더라도 홍천의 발전과 군민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마음만큼은 여전하리라 믿는다.

그동안의 기고 글 중 대부분이 지역의 현안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문제를 찾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해 보려고 애썼다고 자평해 본다. 하지만 문제를 찾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글로 인해 불편한 마음을 가지시거나 상처를 받는 분들이 계셨을 것이다. 지면을 통해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글의 표현력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너그럽게 양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20여 년 동안 필자가 쓴 글을 읽고 시원하게 잘 썼다고 격려해주신 분들도 많았으나 항의를 하시는 분들도 일부 계셨다. 가장 큰 보람은 지역 현안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했던 것들이 정책에 반영되어 개선된 모습을 볼 때였다.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준 관계기관 직원들의 배려 덕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글 쓰는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단어와 어휘력이 풍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량이 많아야 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의 글을 읽으면 글에서 향기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행여 다시 글을 쓰는 기회가 생긴다면 많은 독서로 독자들이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멋진 글을 쓰고 싶은 욕심 가득하다.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인 말과 글은 사뭇 다르다. 말은 요즘 녹취로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많이 있긴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그런 말 한 적이 없다”라고 손사래를 치면 순간 위기를 면할 수 있다. 그러나 활자화된 글은 “내가 쓰지 않았다”라고 부정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다른 사람의 글을 부당하게 인용하는 것은 범죄행위가 된다.

홍천신문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지방의 소규모 인력으로 열악한 여건 속에서 힘들고 어렵게 신문사를 운영해 오면서 지역의 정론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대표님을 비롯한 직원들의 노고가 있었음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앞으로도 어렵고 힘듦에 굴복하지 말고 지역에 없어서는 안 되는 더 훌륭한 언론으로 발전해 가길 기원한다.

정보의 빠르기가 경쟁력인 시대다. 중앙의 정보지도 중요하지만 내가 직접 살아가고 있는 지방의 정보는 더욱 중요하고 삶을 살아가는데 실제적인 경쟁력이 된다. 미디어 매체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얻는 정보 수집도 좋으나 오프라인의 신문 지면을 통한 정보는 확인, 보관, 활용 등에서 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기고 글을 쓰면서 더 많은 홍천군민이 홍천신문을 구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홍천신문은 오프라인과 함께 온라인상으로도 독자들이 소식을 접할 수 있도록 온 오프라인을 동시에 운영해 오고 있다. 온라인상으로의 구독량은 확인할 수 없으나 오프라인의 신문은 발행 부수가 있어 파악이 쉽다.

신문은 대부분 구독료나 신문 지면을 이용한 광고수입에 의존한다. 따라서 지역신문인 홍천신문의 발전을 위해서는 홍천군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군민과 공유가 필요한 소식은 군민이 직접 신문사에 알려주기도 하고, 사업체를 운영하는 분들은 신문지면에 광고란을 이용해 홍보하는 것이 지역신문을 활성화하는 지름길이다.

끝 모를 감염병과의 전쟁으로 홍천군민은 물론 온 인류의 생활문화가 바뀌고 있다. 조속한 시일 내에 감염병이 종식돼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 그리고 첨단 의학과 과학의 기술로 다시는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과 방역수칙으로 인해 불편을 겪지 않게 되길 바라며 그동안의 홍천신문 구독자님들의 성원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이영욱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