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어 걱정이다. 지난주 텔레비전 뉴스에 50대 아들의 폭력에 맨발로 인근의 슈퍼마켓으로 피신을 온 어머니의 모습이 CCTV에 찍혀 방송 매체를 탔다. 얼마나 위급했으면 신발도 신지 못하고 도망을 쳤을까 생각하니 현장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충격적이다.

코로나19로 경로당이 운영되지 않고 집 밖 출입이 제한되면서 어르신들의 가정 내 생활시간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가정 폭력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소 경로당이 운영될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경로당의 소중함과 필요성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경로당 시설을 최첨단으로 잘 마련해야 한다. 

인간의 삶은 ‘생로병사’로 구성되어 있다. 청소년이나 청년은 평생 젊음을 유지할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누구나 세월이 흐르면 노인이 될 수밖에 없다. 한 시대를 호령했던 중국의 진시황은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애를 썼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묻히고 말았다. 

노인학대 문제는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천 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예전에는 자식이 노년을 보장해 주는 보험과 같은 존재였지만 급속한 사회 변화와 함께 부모 자식 관계에도 변화가 왔다. 나이들면 요양원을 생각해야 한다.

세상이 변해도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무조건적이다. 자식이 패륜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자식이 벌 받을 것을 염려해 감추는 것이 보통의 부모 마음이다. 하지만 이런 감싸주기가 범죄를 증가시킬 수 있다. 모든 범죄는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솜방망이 처벌은 범죄를 가볍게 여기는 풍토를 조성하게 된다. 특히 패륜범죄는 엄히 다스려야 한다.

가정은 1차 사회 집단이다.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지고 사회가 혼란해지면 국가의 존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부모의 은혜를 모르고 가족이나 친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사회성이 부족하고 묻지마 폭력을 저지를 수 있다. 사회의 암적 존재가 되기 쉽다. 따라서 패륜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인간세계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 

패륜범죄는 과거에도 있었으나 오늘날처럼 빈번하지 않았다. 최근 사태는 부모의 자녀 양육방법에서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 자녀를 잘 낳으려고 하지 않는 풍토 속에서 귀하게 오냐오냐 키우는 것이 큰 문제다. 옛부터 귀한 자식일수록 엄히 키우라는 말이 있다. 최근 아동학대 처벌 기준이 강화되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 지고 있다.

자녀는 부모와 종속 관계가 아니다. 독립된 인격체다. 그러나 성인으로 성장할 때까지는 부모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올곧게 성장하도록 양육해야 한다. 참을성과 양보· 배려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지구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갖게 하면 곤란하다.

가뜩이나 요즘 젊은이들은 자녀를 잘 낳으려 하지 않는다. 패륜범죄의 끔찍한 뉴스 보도는 젊은 부부에게 더욱 자녀 양육의 의지를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제발 앞으로는 이런 황당한 뉴스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태평성대가 되려면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워야 하지만 무엇보다 범죄가 없는 안전한 생활이 우선되어야 한다.

현재 노인들은 농경사회와 산업사회를 거쳐 급속하게 변하는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간다.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배고픔을 참고 땀을 흘리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건설한 장본인들이다. 부모를 봉양해온 삶에서 이제는 자식으로부터 외면당하거나 학대를 당하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노인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