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수홍천전통발효연구회 전문위원·홍천허브·다물연구소 대표
▲이강수홍천전통발효연구회 전문위원·홍천허브·다물연구소 대표

계피는 후추, 정향과 함께 세계 3대 향신료 중 하나라고 하는데 그 맛이 맵고 달며 향이 강하다. 계피는 ‘계수나무 계(桂)’ 자에 ‘껍질 피(皮)’ 자를 쓴다. 한자로는 계수(桂樹)나무의 껍질이란 뜻이지만 실제로는 육계(肉桂)나무의 껍질을 쓴다.

계피는 주로 녹나무과(Lauraceae) 녹나무속(genus cinnamomum)에 속한 육계나무(cinna-momum cassia)를 사용하는데 중국계피(chinese cinnamon)로 부르기도 한다. 또는 ‘카시아’라고 부르기도 한다. 계피(카시아)는 줄기껍질을 약용으로 쓰는데 그대로 쓰거나 겉껍질을 약간 제거한 상태로 사용한다. 계피는 육안으로 보아 형태가 크고 두꺼우며 단면이 자홍색으로 향기가 강한 것이 좋은 품질이다.

계피는 전세계 생산량의 80%가 베트남에서 생산되며 특히 베트남 옌바이 지역의 계피를 최고로 친다. 옌바이 계피는 나무의 수령과 오일의 함량, 오일층의 두께 등으로 평가하여 YB1, YB2, YB3 등급으로 나뉜다. 특히 YB1 등급은 나무수령 25년 이상, 정유성분 45%이상의 최고급 계피이다.

계피 중에 또 다른 종으로 실론계피(Ceylon cinnamon)가 있는데 계피 중에서 향기와 맛이 가장 좋다. 주로 향신료로 사용하는데 커피 또는 음료에 많이 쓰인다.

서양에서 실론계피나무는 ‘시나몬’이라고 하고, 육계나무는 ‘카시아’라고 부른다. 둘은 동속이종 식물이니 귤과 오렌지만큼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실론계피가 카시아보다 고가이다.

계피(카시아)는 쿠마린(coumarin) 성분을 함유하는데 유럽식약청(European Food safe authority)에 따르면 쿠마린은 간독성 및 발암성을 가지고 있어 다량섭취나 장기간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시나몬은 상대적으로 쿠마린의 농도가 적게 함유되어 있으므로 장기간 복용할 때는 시나몬을 쓰는 게 좋다.

계피는 쌍화탕, 십전대보탕, 소건중탕, 갈근탕, 계지탕 등의 수많은 처방에 포함되는 한의학의 중요한 본초이다. 본초학적으로 계피는 속을 따뜻하게 데우는 온리약(溫裏藥)에 속한다. 성미는 달고 매우며 열이 많다. 귀경은 신, 비, 심, 간경으로 작용한다. 비위를 데우며 몸에 쌓인 냉기를 제거하고, 혈맥을 통하게 한다.

동의보감에는 뱃속이 차갑다 못해 아플 때와 손발이 찰 때 계피를 쓰라고 나온다. 허리와 무릎이 시큰할 때, 남성의 양기가 부족할 때에도 쓴다. 여성의 아랫배가 차서 생긴 생리통과 생리불순에도 좋다. 몸이 차고 체력 저하를 많이 느끼는 소음인에게 주로 처방한다.

계피가 들어간 대표적인 음료로 “수정과” 와 “뱅쇼”가 있다. 수정과에는 생강과 계피가 들어간다. 둘 다 성질이 따뜻한 약재이나 수정과는 몸이 찬 사람에게 좋은 음료다. 후식으로 수정과를 내놓는 고기집이 있다. 성질이 찬 돼지고기를 먹은 뒤 성질이 따뜻한 수정과의 조합이 어울리지만 소고기나 닭고기와는 안 맞을 듯하다.

유럽에서는 뱅쇼(Vin chaud)라는 음료가 있다. ‘따뜻한 와인’이라는 의미의 뱅쇼는 와인에 각종 과일과 계피를 넣어 끓이는 음료다. 와인을 오랜 시간 끓여내면 대부분의 알코올은 날아가기 때문에 남녀노소 부담 없이 마실 수 있고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프랑스에서는 ‘천연 감기약’이라고 불린다.

계피를 일상에서 활용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계피분말 계피를 분말로 만들어 커피나 차, 요구르트, 음료 등에 계피분말 소량을 섞어서 마신다.
계피차 계피 10g에 물1L를 넣어 차로 연하게 끓여 마신다. 이때 기호에 따라 꿀이나 설탕, 식초를 첨가하여 마시기도 한다.
생강 계피차 생강 역시 몸을 따듯하게 해주는 본초이며 계피와는 항상 좋은 궁합을 이룬다.

<준비물> 생강 100g, 계피 20g, 감초 5g, 생수나 약수 2~3L
<만들기> 
1. 계피와 감초를 팬에 볶는다 
2. 볶은 계피와 볶은 감초, 생강을 넣고 한 시간정도 끓인 후 음용한다
3. 체질 또는 식성에 따라 꿀, 식초 등을 첨가하여 마시면 좋다.

계피는 국내 재배가 안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지만 생산량은 비교적 풍부해 다른 약초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다. 값싸고 품질 좋은 일등급 계피 한 근 정도면 올겨울 긴 겨울 엄동한파에도 가성비 있게 따뜻하게 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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