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은 학생들에게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와 성취에 따른 보상효과로 학습 의욕을 고취시켜주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장학생에 선정된 학생은 학업에 자신감이 생기며 생활면에서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자긍심이 유발된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상장이나 장학금을 지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학금의 기능 중 또 다른 하나는 장학금을 받고 공부한 학생이 훗날 성공했을 때 어려운 학생을 찾아 격려해 준다면 학습 의욕을 고취시켜주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요즘 학생들의 대부분은 고마움에 감사할 줄 모른다. 성적이 우수하면 당연히 장학금을 받고 가정이 어려우면 국가가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홍천군다문화가정후원회에서는 그동안 지역의 다문화가정 자녀 중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일반 가정 자녀 중에서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정해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 매년 2천5백여만 원 이상을 아무런 조건 없이 지급해 왔다. 이러던 중 회원들은 퍼주기식 지급방식에 대해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홍천군다문화가정후원회에서는 홍천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장학금 지급방식 개선을 위해 여러 차례 협의 과정을 거쳐 그 어디에서도 실시해 보지 않은 장학금 지급방식을 만들어냈다. ‘나는 나의 꿈이다’ 프로젝트였다. 많은 부분에서 염려가 있었지만 과감하게 추진했다.

우리 지역의 초·중·고·대학생 중 다문화가정 자녀이거나 일반 취약계층 자녀를 대상으로 자신의 진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학습계획서를 제출받아 70명을 선정 재능 장학금을 지급하고 다시 이 학생들 가운데 학습계획서에 따른 노력의 과정과 결과물을 모은 포토폴리오를 중심으로 10명을 선정 성취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처음엔 이러한 장학금 지급방식을 계획한 측에서도 과연 초·중학생들이 제대로 학습계획서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와 정성과 정량평가를 위한 기준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처음 추진한 계획이었기에 당연한 염려였다. 결국 이러한 염려는 추진과정에서 현실이 되기도 했다.

종전과 사뭇 달라진 장학금 지급방식에 대한 학교 현장과 학부모들의 충분하지 못한 이해로 신청 기간에 참여한 학생들이 모집인원에 크게 미달했다. 이에 홍천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신청 기간을 연장하고 학교에 홍보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마침내 학생들의 참여가 모집 기준을 초과했다.

1차 재능 장학생 지급 기준인 학습계획서는 염려했던 바와 같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은 다소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잘 작성하려고 애를 쓴 흔적이 있었고 고등학교와 대학교 학생은 비교적 체계적으로 작성했다. 안타까운 것은 정해진 예산과 인원으로 인해 모든 참여 학생에게 지급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2차 성취 장학생 지급 기준인 포토폴리오에 대한 평가는 초·중·고·대학생 모두 전반에 걸쳐 부족했다. 추진과정이 짧았던 탓도 있었으나 참여 학생들의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서도 최종 성취 장학생으로 선정된 학생들의 자료는 매우 모범적이어서 심사위원들이 놀라기도 했다. 앞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정착해 가리라 믿는다.

지금까지 대부분 모든 형태의 장학금은 성적이나 가정형편 등 지급 규정에 따라 선정되면 일방적으로 지급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홍천군다문화가정후원회에서 실시한 학습계획과 성취 결과에 따라 지급하는 장학금 지급 형태는 매우 독창적이었고 획기적이었다. 다른 장학사업에서도 일반화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고마움에 감사할 줄 모른다고 나무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감사할 줄 알게 만드는 것이 기성세대들의 몫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지역 가장 큰 규모의 무궁화장학회에서도 일방적으로 나눠주기식의 지급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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