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학입학을 위한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시험 전 한 주일 동안 전 학년이 등교하지 않고 원격수업을 하며 치른 이번 시험에서 우리 고장의 수험생 모두 자신이 원하는 성적을 거두길 소망한다. 수능시험의 결과는 오는 12월 10일 개별적으로 통지된다.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

이번 주부터 학교 현장에서는 고3 학생들이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치르게 되고 자신이 지원한 대학에 면접시험을 치르기 위해 집중적으로 방문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매우 중요한 시기다. 그러나 3학년 2학기 학교 내신 성적은 대학입시에 전혀 반영되지 않음에 따라 학생들은 형식적으로 시험을 치르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이다.

고등학교 전 과정은 학년별 2학기로 3년간 모두 6학기의 과정을 이수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고등학교에서는 3학년 1학기 성적까지 만이 대학입시에 반영되므로 3학년 2학기는 버려진 학기가 되었다. 수능 이후 학교는 목적의식을 잃은 고3 학생들과의 전쟁을 치르게 된다. 수능을 치르기 위해 교과서 진도도 모두 마친 상태다.

하지만 일반계 고3 학생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고등학교 과정 이수가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진력을 기울인다. 상급학교란 대학이다. 고등학교에서의 학업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전공학과를 선택하고 능력에 맞는 대학에 지원하여 학업을 지속하게 된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 내용은 대학에서 전공 관련 학과 공부를 하는 데 있어 기초, 기본이 되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고등학교 과정의 학습을 충분히 이해하고 대학에 진학해야 전공 관련 공부를 잘할 수 있다. 우리 지역 학생들은 대부분 내신 중심의 수시 전형으로 진학하게 되지만 정시로 입학한 학생들과 함께 경쟁하며 공부하게 된다.

수능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대학 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 고3 학생들에게는 이미 자신이 대학에서 전공으로 공부할 학문이 정해져 있다. 이 분야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고 예비지식을 갖춰야 한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비전만으로 대학에 입학하고 공부를 한다면 원하는 성적이나 성과를 이뤄내기가 쉽지 않다.

일반계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재학 중 많은 양의 독서 활동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나 현실은 쉽지 않다. 학과 공부를 따라가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특히 학교 내신 성적이 대학입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입시 제도하에서는 독서 시간을 확보할 여유가 없다. 수능이 끝난 지금부터 대학입학까지의 시간이 알토란같은 여유 시간이다.

독서는 학교 학업으로 읽지 못했던 동서고금의 명작들을 읽어야 한다. 대학에서 전공으로 공부할 분야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서적을 탐독하는 것도 필요하다. 좋은 책을 읽어 마음의 양식을 쌓는다는 것은 대학 생활을 유익하게 보내는 기반이 되기도 하고 평생을 살아가는 데 유용한 자양분이 된다.

전공학과와 관련된 정보를 얻고 대학입학 전 필요한 기본 학습을 하는 것도 예비 대학생으로서 자신을 잘 관리하는 방법이다. 주변에서 같은 학과에서 대학 생활 중인 선배를 찾아 대학 생활과 학업에 대한 조언을 듣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대학 학과 홈페이지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형설의 공을 쌓고 수능시험을 마친 우리 고장의 고3 학생들이 모두 수능 이후의 학교생활을 정상적으로 이수하길 바란다. 가뜩이나 학교 밖의 형편은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로 집단행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 단계별 회복이라는 방역시스템이 적용되고 있으나 확진자가 전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 오랫동안 진학지도를 해온 경험에 의하면 수능 이후 용돈벌이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3 졸업식을 하기 전까지는 고등학교 학생 신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노동의 가치를 알고 필요한 돈을 확보하기 위한 아르바이트는 대학 생활을 하면서 해도 늦지 않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