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시 우리나라 대통령이 북한에 갔을 때 대통령 전용차에 태극기가 안 꽂혀서 의아한 적이 있다.

국기는 그 나라의 상징이다. 국기 대신 한반도기와 북한기만 있고 태극기는 눈을 씻고 볼래야 볼 수가 없었다. 평양 순안비행장에 내린 대통령 전용기인 국적기에만 태극기 표시가 있었고 그 외엔 전혀 국기가 없었다.

국가의 기념일이나 대회 때는 반드시 국기가 게양되고 애도나 국치일엔 조기를 달아서 그 뜻과 의미를 상징하기도 한다. 대개 국내에서는 국경일에 반드시 국기를 게양해야 한다. 그런데 필자의 경우는 단독주택인데 어쩌다보면 국경일에 국기를 못 달 때가 가끔 있다. 그만큼 국기에 대한 관심이 없어져서인가 자문해본다.

공공기관도 그렇다. 잘 게양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 원래 국기 게양은 아침 해가 뜰 때 게양해서 해질 때 내리는 것이 원칙이나 요즘은 아예 24시간 게양하는 곳이 많다. 도심을 벗어난 면사무소나 읍사무소 등 국기게양대에는 3개의 깃대가 있다. 가운데는 태극기이고 양옆으로 군기나 도기 새마을기 등이 게양돼 펄럭이고 있다.

홍천읍 중심에 있는 신장대2리 이장 신경숙 씨는 올해로 6년째 주민들에게 태극기 달기 운동에 앞장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 이장의 관할구역인 점포 및 가옥 260여 곳에 매일 아침 6시에 국기 게양을 직접 해주고 계도를 실시해 신 이장 관내는 태극기 물결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특히 신 이장은 은혜회 회장을 하면서 홍천군내 불우소년소녀가족 돕기를 35년째 하고 있다. 이 봉사단체의 직전 회장인 윤세형 회장은 회원들과 같이 매년 명절 때와 의미 있는 날을 기준으로 관내 불우소년소녀 등에게 많은 물품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 봉사소식이 전해져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 모두가 윤세형 전 회장과 신경숙 신임회장 및 회원들의 자발적 의지가 있었기에 이뤄질 수 있었다. 신경숙 이장은 신장대리에서 음식점으로 닭갈비를 30여 년째 운영하고 있다. 원체 성실하게 음식점을 경영해서 소시민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요즘은 동면 노천리에 작은 농장을 장만하고 주택도 지어서 점포까지 매일 출퇴근을 하면서 가족이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다.

태극기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인근에 있던 무궁화거리가 철거되고 상가만 즐비한데 경축일에도 태극기를 달지 않는 집이 다는 집보다 많은 것을 보고 이장이 되면서부터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전개했다.
처음엔 국기와 국기봉을 장만해서 집집마다 나눠줬으나 역시 큰 효과가 없자 신 이장이 직접 태극기 꽂이를 달아주고 국기 게양을 계도하자 주민들도 점차 참여해 지금은 경축일은 물론 평일에도 국기 게양자가 많다.

신경숙 이장은 “국기를 다는 작은 마음이 곧 애국하는 마음이다”라는 신념하에 매일 태극기 달기에 앞장서고 있다. 국기를 달고 안 다는 게 문제가 아니고 그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야 하겠다.

국기는 그 나라의 상징이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때 금메달을 딴 선수들이 태극기를 어깨에 두르고 빙판을 달릴 때의 그 흐뭇한 마음과 월드컵 축구 때 4강에 들자 수백만의 인파가 거리를 메우고 환호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신 이장은 앞으로도 조건이 주어지는 한 태극기 달기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태극기 물결이 한반도를 뒤덮을 때 애국심은 저절로 일어날 것이고 백여 년 전 경술국치와 같은 나라 잃는 사건은 다시는 없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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