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2018대학입학전형을 위한 수시원서 접수가 마감됐다. 한 학생이 여섯 개의 대학에 지원할 수 있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과 적성·소질 등을 고려해 원서를 접수했다. 그동안 형설의 공을 쌓아온 우리 고장 고3 학생들 모두 자신이 원하는 대학과 희망하는 학과에 합격의 영광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우리나라의 대학입학전형 방법은 다양하다. 우선 수시와 정시로 구분되며 같은 대학 같은 학과라 해도 지역균형선발 전형, 농어촌특별전형, 리더십 전형, 학교장 추천 전형 등 전형 방법이 다양하다. 정시는 수능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수시는 학교생활기록부의 내신 성적을 중심으로 하되 수능성적의 최저 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전형도 있다.

우리 고장 학생들은 절대 다수가 정시가 아닌 수시로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학교 내신 성적의 산출 근거가 되는 학교생활기록부가 매우 중요한 전형자료가 된다.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봉사활동, 독서활동, 동아리활동, 수상 실적, 과목별 세부 특기 사항 등 다양한 스펙이 학교생활기록부에 녹아 있어야 유리하다.

요즘 일반계 고등학교는 1학년 때부터 진로와 관련된 스펙을 만들어주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학교마다 학교생활기록부를 가득 채워주기 위해 학생 본인은 물론 학교 선생님들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웬만해서는 학교생활기록부로 차별화된 변별력을 높이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수시전형에서는 3학년 1학기 내신 성적까지만 대상이 된다. 따라서 고3 학생들은 아직 2학기 과정이 남아 있지만 대입전형에 반영되지 않는 학교의 성적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11월에 있을 수능시험 준비만 한다. 그것도 전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최저 학력기준을 맞출 선택과목만 공부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수시전형에서 여섯 개의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이미 대학생이 된 듯 착각 속에 빠져든다. ‘여섯 개의 지원 대학 중 한 개 대학 이상은 합격되겠지’라고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오직 대학 진학에만 온 신경을 쓸 뿐 대학에 입학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없다.

학교생활기록부의 내신 성적을 중심으로 하는 수시전형은 우리 고장과 같이 시골학교 학생들에게 절대 유리한 제도다. 반면 수능시험이 중심이 되는 정시전형은 학원, 개인과외 등 사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도회지 학생들이나 자사고, 특수목적고 등의 상위권 학생들에게 매우 유리한 대학입학 제도다.

수시전형은 공교육인 학교의 교육과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게 하면서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에게 대학입시에서 혜택을 주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제도다. 그런데 이러한 특혜는 대학입학까지만 주어진다. 대학입학 후에는 서울의 강남에서 공부한 학생, 특수목적고를 졸업한 학생, 자사고를 졸업한 학생들 모두가 함께 경쟁해야 한다.

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은 더욱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취업 절벽이라 불리는 청년 실업이 대세인 요즘 취업 전선에서 농촌지역 고등학교 출신이라 해서 우선 채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학에서의 경쟁력과 취업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하고 그 방법은 쉼 없이 학교 공부에 정진하는 것이다.

이미 수시전형에 지원을 하면서 자신이 대학에서 공부할 전공분야가 결정됐다. 학교 공부와 병행해 전공분야의 기초학문이 될 과목과 모든 전공학과에서 반드시 필요한 영어 공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학진학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대학에서 어떻게 공부하며 생활할 것인가 그림을 그려볼 필요가 있다.

수시원서 접수를 마감한 우리 고장 고3 학생들이 착각 속에서 빠져나와 현실을 바로 보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노력하지 않고 결실을 보려 해서는 안 된다. 남이 가니 나도 가는 대학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신이 희망하는 전공분야의 공부를 통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고 하는 도전 정신이 있어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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