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홍천문화원 부원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효(孝)자는 우리말화된 한자다. 이 글자의 사전적 의미는 “어버이를 잘 섬기는 일”이라 써있다. 유교의 근본이념인 충효란 단어의 두 번째 글자다.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인류도덕의 근본이 되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 정치권(국회) 일각에서 새로운 사회도덕 윤리강령을 만드는데 효(孝)를 빼고 다른 문구로 넣는다는 모 국회의원과 정당에서 법률 발의를 했다고 한다. 국회의원 14명의 발의로 상임위원회에 넘기려 한다고 한다.

이는 절대로 안 된다. 금수만도 못한 행위라고 하겠다. 왜냐하면 우리 민족은 5천여 년의 역사 이래 세계에서 가장 좋은 효와 예(禮)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 특히 신라시대 이후 고구려부터 조선시대와 현재까지도 전통적으로 충효(忠孝)를 기초로 두고 현대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효를 없애면 충도 없애야 한다. 결국 충효가 없는 야만인 나라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문명문화가 발달되고 변질됐다 하더라도 부모가 있고 자식이 있다. 현대 교육이 있기 전 유교문화 전성시대처럼 삼강오륜은 잘 못 지킨다 해도 최소한의 윤리도덕은 있어야 하고 사회적 전통으로 이어져가야 한다.

몇 십 년 전 어느 대학교수가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고 해서 큰 사회적 풍파가 난 적이 있었다. 이는 정말로 공자정신이 죽어야 한다는 직설적인 뜻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많은 개혁을 해야 한다는 뜻을 과도하게 표현했다 하여 곧 시정하고 이어서 “공자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는 말이 돌았다.

공자는 지금부터 2568년 전 중국에서 태어난 세계4대 성인 중의 한분이다. 그의 인문사상을 받들어 고려와 조선에서는 그의 사상을 기본으로 학문과 예의범절이 발전했다. 구한말 직전까지도 우리나라 교육문화는 공자의 사상을 근본으로 유교정신에 입각한 교육제도 하에 사회와 정치가 이뤄졌다.

현대 교육제도는 갑오경장 이후 불과 백여 년 남짓한 기간에 신교육이 이뤄지고 전통적 유교 교육은 폐지됐다. 다만 유교의 그 정신은 오롯이 이어져 부모에 대한 효도와 국가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고 있다.

그런데 그 효를 빼고 대안으로 사회적이고 합리적인 시민교육을 하자는 쪽으로 가자는 것이다. 가령 그렇다 치더라도 효를 뺄 수는 없다. 충효는 그대로 두고 새로운 그 무엇인가를 넣으면 될 것이다. 물론 상임위원회와 국회 본회를 통과해야 하겠지만 이런 말이 있다는 자체가 우리 천만 유림의 분노를 사게 하는 것으로 상정 자체를 철회해야 한다.

요즘 세상이 참으로 험난하지 않은가. 가정이 깨지고 부모형제지간에 칼부림이 나고 소송전이 벌어지고 차마 눈앞에서 지켜보기 힘든 험악한 사회풍조다. 그래도 윤리도덕은 지켜져야 한다. 우리의 효 문화는 대대손손 지켜 보존되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지켜야 하고 보존해야 할 아름답고 모범적인 가정 문화이고 세계의 석학들이 한결같이 칭송하는 문화다. 유교문화를 숭모하는 한 유림으로서 우리도 이 기회에 가슴에 손을 대고 반성할 일이 몇 가지 있다. 유교의 총본산인 성균관도 몇 년 전의 내분을 말끔히 가시고 신임 임원들께서 합심단합으로 심기일전해야 할 것이다.

구태의연한 제도가 있다면 과감히 개선하고 시대조류에 맞는 유교 행정을 펴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 유림들도 새로운 각오로 효를 각 가정의 정점으로 하고 충을 나라의 기본으로 해서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길은 오직 충효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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