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이 짙어가는 7월이다. 꿈과 이상이 푸르러야 할 이 계절에 지구촌의 인류는 벼랑의 끝에 서 있다. 국제사회는 곳곳에서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들 때문에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전 세계가 공통의 관심을 갖고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처지에 이르렀다.

지난달 자신을 지도하는 대학교수를 사제폭탄으로 해치려고 했던 대학원생의 행동은 가히 충격적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총기류를 개인이 소지할 수 없는 나라다. 미국에 비해 어느 정도 국민들이 안정감 있게 생활할 수 있는 바탕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개인이 직접 총기류나 폭발물을 만들어 사용하게 되면서 국민들의 안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에는 고층 아파트의 도색을 하던 기능공이 듣는 음악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생명줄인 로프를 절단해 떨어져 사망하게 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원한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싸우다가 우발적으로 폭력을 발휘한 것도 아닌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파트 외벽에 도색을 하는 사람을 죽게 했다. 정상적인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물론 우리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흉악범들의 잔인한 범죄 행태를 어제 오늘 보아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엽기적이고 비인간적인 행태를 보고 있으면 불안하기 짝이 없다. 믿고 신뢰해야 하는 가족, 이웃, 직장 동료를 믿지 못하게 되는 풍조가 마련되어 가고 있는 것은 정말이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외국에서의 테러는 종교와 인종의 갈등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들은 전선이 없는 전쟁을 일으키고 있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대상이 되고 있다. 교회나 차량 심지어는 공연장까지 폭탄에 의한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그것도 자살테러로 어떤 예방방법이 없는 종교적인 신념에 의한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

지식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의 세상살이가 단순하지 않고 복잡해지면서 정신질환자가 많이 발생하게 된 것이 이유 중 하나다. 이제는 모임에서나 길을 갈 때 바로 옆의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처지가 돼 버렸다. 항상 언제 어디서고 불안감과 두려움 속에 살아야 한다. 자기의 안전은 결국 자기 스스로 찾고 지켜야 하는 세상이 됐다.

하지만 개인의 안전을 온전히 국민들 스스로에게 맡기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국가가 나서서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어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며 정부를 운영하는 이유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의 정부나 정책 등은 국민이 내는 세금에 의해 운용되게 마련이다. 국민의 안전한 삶을 위해 국가가 발 벗고 나서야 할 때가 됐다.

정신질환을 치유하기 위한 시설을 보다 많이 마련해야 한다. 특히 무엇보다 발생 후 치료하는 것보다 사전에 예방을 강화하기 위한 예방의학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스트레스성 질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음에 착안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함은 물론 스트레스를 쉽게 풀 수 있는 시설이나 여건을 만드는 일에 많은 노력과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의 특성 중 하나가 참을성이 없다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과오를 저지르고 이성을 찾았을 때 처절하게 후회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때는 늦었다. 예부터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있다. 참고 인내하며 기다려줄 줄 아는 습관을 익힐 필요가 있다.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다. 이제 인성교육은 온전히 학교 교육의 몫이 됐다. 훌륭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기 이전에 사람 됨됨이가 먼저인 인간을 기르는 일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교육수요자인 학부모와 가르치는 교사들이 먼저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텔레비전 뉴스로만 보던 인간이기를 포기한 흉악무도한 범죄인들이 텔레비전 모니터를 벗어나 우리의 현실세계로 점차 다가오고 있다. 지금은 남의 이야기로 보고 듣고 있지만 지금부터 철저하게 방책을 마련하지 않고 방관하다가는 곧 머지않아 나의 일로 다가오게 된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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