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KBS 제1방송국에서 「도전 골든벨」 홍천고 편이 방송되었다. 두 명의 학생이 마지막 50번 문제에 진출하여 결국 1학년 박우선 군이 정답을 맞춰 제119대 명예의 전당에 자신의 이름과 모교의 이름을 등극시켰다. 개인의 영광은 물론 홍천고와 홍천의 명예를 드높인 너무나 감동적이고 자랑스러운 쾌거였다.

도전 골든벨 프로그램은 17년의 역사를 가진 장수 프로그램으로 전국의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50개의 퀴즈 문제를 풀어가는 내용이다. 중간 중간 학생들과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들의 고민, 갈등, 자기주장, 가치관 등을 알아보기도 하며 특별한 끼와 재능을 갖추고 있는 학생에게는 발표의 기회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홍천고등학교의 이번 방송은 863번째 도전 골든벨이다. 지난 2월 7일에 녹화됐던 것을 이번에 방송했다. 많은 학교에서 골든벨에 도전하지만 대부분 마지막 문턱에서 주저앉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홍천고등학교 학생들은 두 명이 최종 50번 문제에 진출하는 진풍경을 보이며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지금까지 도전 골든벨에 도전하여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학교의 대부분이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이었다. 시골의 농촌지역 학교에서 골든벨을 울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마지막 50번 문제에 진출하는 것 자체도 어렵다. 하지만 홍천고등학교 학생들이 해냈고 마침내 지난 일요일 전국에 전파를 타며 방송됐다.

골든벨을 울렸다는 자체도 대견스럽지만 텔레비전의 화면을 밝고 명랑한 모습으로 채워준 출연학생들이 어느 학교 학생들보다 당당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바로 다음 프로그램인 대통령후보 토론회 관계로 60분의 방송 시간이 50분 방송시간으로 축소 편집되었다는 점이다. 학생들의 도전 과정의 내용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녹화를 하고 두 달여가 지나서야 방송이 되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추운 날씨의 2월에 촬영한 것을 완연한 봄날의 4월 중하순에 방송을 하다 보니 출연자들의 복장이 계절에 맞지 않았다. 특히 이번 홍천고의 방송은 지난 3월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저에서 사저로의 이동을 생중계하느라 한 주간이 더 늦어지기도 했다.

퀴즈 풀이와 학교 성적의 상관관계를 따져보면 꼭 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다. 마지막 50번 문제에 진출한 두 명의 학생 중 1학년 학생은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으나 3학년 학생은 중상위권의 성적이었다. 따라서 학교성적뿐만 아니라 그날의 운도 작용하고 특히 무엇보다 평소 폭 넓은 상식과 독서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혹자는 방송국 측에서 미리 예상문제를 제공하지 않았겠느냐 하지만 도전 골든벨의 프로그램은 문제은행이 있는 것이 아니고 작가들이 그때그때 학교의 특성과 지역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문제를 만들어낸다. 방송국 측에서 출연학생 모두에게 같은 책을 한 권씩 나누어주고 그 책에서 한 문제가 출제되기도 한다.

패자부활도 학교장이 판을 돌려 나오는 있는 사실 그대로의 방법으로 결정된다. 각본에 의해 사전에 짜놓고 만드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끼와 재능이 있는 학생의 경우에는 사전 조사에 의해 출연을 조율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외 대부분의 경우 즉석에서 즉흥적으로 인터뷰가 실시된다.

이번 도전 골든벨의 방송을 보면서 벨을 울린 학생이 너무나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출연한 학생 모두 구김살 없는 밝고 쾌활한 모습에서 홍천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어 좋았다. 도전하는 과정이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청정 홍천의 때 묻지 않은 청소년들의 순수함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참 좋은 방송이었다.

이번 방송을 통해 우리고장의 청소년 누구나 목표를 향해 도전하면 마침내 그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신념을 확인해 주었다. 홍천군민 모두 골든벨을 남이 울린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가 울렸다는 사실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 마땅하다. 그리고 홍천의 청소년들이 더 큰 목표를 향해 도전해 가도록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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