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서석고등학교 체육관에서 「행복한 서석면 한마음 음악회」가 열렸다. 서석면체육회에서 주관한 이 음악회는 가뭄과 메르스 파동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주민을 위로하고 곧 닥쳐올 추위를 대비한 농촌의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었다. 대부분의 관중들이 어르신들이었으나 음악회의 열기만큼은 어느 젊은이들 못지않게 달아올랐다.

지난해 가을에 개최했던 어르신 노래자랑대회를 금년에는 홍천군의회 보궐선거를 치르는 관계로 연기되어 이번에 행사를 치르게 되었다. 자칫 다음해로 미뤄질 수도 있었으나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풍토와 문화가 뿌리 깊은 서석면의 사회단체를 비롯한 체육회에서 중지를 모아 방법을 바꿔가며 해를 거르지 않고 음악회를 개최해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먼저 새마을지회에서 현장에 솥을 걸고 국수를 끓여 참가한 어르신들 모두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했으며 도루묵 구이 등 다양한 음식을 준비해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렸다. 다소 기온이 떨어진 쌀쌀한 날씨에도 투철한 봉사정신으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땀을 흘린 봉사원들의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어르신들 노래자랑에 앞서 1부 행사로 지역의 동아리 활동으로 익힌 다양한 재능들이 발표되었다. 농사일로 바쁜 가운데 짬을 내 틈틈이 익힌 솜씨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발표 내용이 너무나 훌륭했다. 농촌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특기와 취미활동 등이 건강하게 실시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였다.

지역 동아리활동의 분야도 다양했다. 난타 동아리, 드럼동아리, 아코디언 동아리, 민요동아리 등 폭 넓은 장르의 동아리들이 발표에 참가했다. 이러한 동아리 활동은 농한기를 맞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며, 지역주민 간 정보 교환, 친목 도모는 물론 화합과 우의를 다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축하 무대에는 서석의 미래인 서석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방과 후 활동으로 익힌 다재다능한 끼를 발표하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노래, 댄스, 악기연주 등은 어르신들의 행사에 활기를 불어 넣는 청량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자칫 어르신들만의 잔치로 끝날 수 있었던 행사를 지역의 축제로 승화시킨 것이 학생들의 참여였다.

어르신들의 노래 실력은 대단했다. 지역별로 대표성을 띠고 출전한 어르신들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실력과 열정에서 결코 여느 노래자랑대회에 뒤떨어지지 않았다. 무대에서 열창을 부르는 어르신들만이 주인공이 아니라 관중석에 앉은 모든 분들도 함께하는 음악회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된다.

지난해에 실시되었던 어르신 노래자랑대회도 다른 지역의 어르신들이 부러워하는 행사였는데 금년에는 조금 더 확대하여 젊은이들까지 포함해 본격적인 축제행사로 격을 높였다. 무엇보다 학생부터 어르신들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초월하는 지역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음악회였다는 점에서 이번 음악회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행사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경품 추첨이다. 각종 행사장에서의 경품 추첨이 주가 되어 행사의 본질을 왜곡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번 음악회에 마련된 경품은 각종 사회단체에서 자발적으로 기증한 것으로 행사 중간 중간에 어르신들께 나누어드려 기쁨을 나누는 경품행사가 될 수 있었다.

우리는 곧잘 큰 것에 감탄하거나 감동을 받는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세계에서 제일 또는 동양에서 제일이라는 말을 즐겨 쓰고 또 그것을 자랑하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작은 것도 큰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행복한 서석면 한마음 음악회」에서 찾고 느낄 수 있었다. 작지만 아름다운 축제로 만들어가는 서석면민들의 노력이 한층 돋보였다.

이제 곧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는 추운 겨울이 시작될 것이다. 마음이 여유로우면 몸도 가슴도 따뜻해지게 마련이다. 음악회를 통해 면민들 특히 어르신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애를 쓴 서석면의 사회단체 관계자 모든 분들의 노고에 찬사와 박수를 보내며 음악회의 모토처럼 모두가 행복했으면 정말 좋겠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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