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 선진화를 위한 해외연수단 일원으로 독일과 덴마크의 교육 실태를 살펴보았다. 그들의 교육시설이 우리보다 뛰어나다는 생각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IT강국임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독일과 덴마크 교육의 특징은 자유, 행복, 공감의 교육으로 학생들 간 경쟁이 없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초등학교에서는 한 명의 담임교사가 3년 이상 학생을 맡아 지도한다. 아이의 특성, 적성, 소질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1년 단위로 학급담임을 맡아 학생을 지도하는 우리와는 큰 차이가 있다. 담임교사는 학생에 대해 학부모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학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유한다.

학교운영에 대한 학교장의 자율권도 최대한 보장되어 있어 소신 있는 학교 경영이 가능하다. 학교장은 일정한 임기가 있어 주정부의 지침 테두리 안에서 학부모, 교직원들과 함께 협의해가며 학교별로 설정한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우리나라에 비해 교장이 매우 젊다는 점도 특이했다.

학교장은 주정부에서 채용한다. 교사는 학교장이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 중에 채용을 하는데 1년 6개월의 예비교사 과정을 거쳐 최종 임용된다. 임용고시에 합격하면 곧장 교사가 되는 우리나라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현재 임용방법에 의하면 부적격교사를 찾아내기 어렵다. 교육대학 또는 사범대학 입학전형의 교직 적성검사로는 부족하다.

학생들의 학교생활은 즐거움 그 자체다. 동료들과 더불어 공부하고 학습과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행복한 학교생활을 만끽한다. 줄 세우기를 위한 평가 자체가 없다.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간다. 학교에서 개인적으로 해결해 오는 숙제는 없다. 동료와 팀을 이뤄 조사하고 발표하는 과제들로 구성된다.

학생의 개성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어떤 경우에도 학생을 억압하거나 구속하지 않는다. 간식을 먹는 시간을 정해 놓고 학생들이 음식물을 먹는 시간에 선생님이 동화책을 읽어주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는 시간에 학생이 음식물을 섭취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 학생의 능력, 적성, 진로에 따라 구분된다. 이때 학부모는 담임선생님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 물론 최종 결정은 학부모의 몫이다. 우리나라처럼 무리하게 무조건 대학진학을 원하지 않는다. 자녀의 능력, 소질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나라에는 지나치게 팽배해 있다.

학부모의 학교 교육활동 참여는 매우 적극적이다. 우리나라도 학부모님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은 세계적이다. 내 자녀만 보며,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간섭의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방문국의 학부모들은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간섭이 아니라 참여다. 내 자녀뿐만 아니라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보며 자녀 교육을 위해 학교와 학부모가 공동체 의식을 갖고 함께 한다.

직업에 대한 인식도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 자판기를 두드리는 화이트칼라의 직업 이상으로 전통적으로 가문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직업을 선호하며 기능인이 대접받는 풍토가 조성되어 있다. 대학진학을 위해 목숨을 걸지 않는다. 학생들의 30% 정도만이 대학 진학률이라는 점이 잘 입증해 주고 있다.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상급학교 진학을 결정하지 않는다. 졸업 당해년도에 진학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1년 과정을 다시 공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직업학교와 일반계 고등학교로의 교류도 열려 있다. 진로는 학생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특성화고등학교와 일반계 고등학교가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는 우리와는 차이가 있다.

학교 교육에서 제도나 환경이 교육력을 좌우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교육에서 최고의 영향력은 교사의 열정이다. 제자를 사랑하는 교사의 뜨거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학생지도가 최고의 교육적 성과를 올린다고 믿는다. 우리의 미래인 젊은 세대들을 올바르게 교육하기 위해 이 시대의 모든 선생님들에게 분발을 촉구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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