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자율학습실)에 공부하러 가보면, 그 침묵 가운데 별의 별 인간들이 별의 별 인생 속에서 별의 별 짓을 다하고 있습니다.


유형 01_ 안절부절형
  도대체가 가만히 의자에 앉아있지를 못하고 삐그닥 삐그닥 거리며 엉덩이는 들썩들썩, 팔은 들었다 놨다, 머리는 북적북적 정말 '별 짓'을 잘하는 유형입니다.
  이런 분은 십중팔구 엉덩이에 종기가 났거나, 머리를 며칠 안 감았거나, 아니면 정신분열증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들의 특징은 그렇게 들썩대면서도 밖에는 좀처럼 나가질 않는다는 점이죠. 이런 분들은 그냥 집에서 편하게 누워서 혼자 공부하시는 게 편할 겁니다.


유형 02_ 샤프범생형
  이런 유형은 청소년보다는 어린이나 중년층에게 주로 나타납니다. 한 번 책을 폈다 하면 연필소리 샤샤샥만 들리고 그 외의 행동은 거의 하지 않죠. 한 책상마다 두 세명 씩은 분포해있으나, 이상한 유형들에 휩싸여서 유형이 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형 03_ 진도안나가형
  책을 펴 놓고서는 한 페이지에 3~40분이 걸리는 유형입니다.
  역사공부나 과학공부 등 암기할 양이 많은 과목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이런 유형이 많은데요,
  이런 유형을 샤프범생형으로 착각할 소지가 있으니 주의바랍니다. 참고로 이런 유형의 분들이 꼭 하는 말이 있죠. "너무 조용해서 집중이 안돼~"


유형 04_ 뭐하러왔니형
  굳은 마음을 가지고 책상에 턱 앉아놓고, 가방을 풀고, 책을 펴놓고, 연필도 가지런히 놓고 아주 신나게 친구들과 놀아대는 부산스러운 유형입니다. 주로 친구들과 같이 온 청소년이나 어린이에게서 나타나죠. 한참 놀다가 지쳐서 이제 공부 좀 하자 해놓고는 배고픔을 핑계로 음료수를 빼먹고, 매점에 가는 등 정말 왜 왔는지 그 목적이 궁금한 유형입니다.
  하지만 은근히 이런 유형이 옆에 앉으면 공부가 잘 되는 게 특징입니다.
  들락날락~ 들락날락~


유형 05_ 꿈나라형
  간단합니다. 아주 즐겁게 주무시는 유형입니다. 물론 공부를 하다가 지쳐서 잠깐 졸고 공부에 다시 전념하는 건 샤프범생형 쪽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오자마자 책펴놓고 머리 붙여놓은 다음 자자~ 하고 자버리는 분은 아주 심각한 꿈나라형입니다.
  제가 본 어떤 분은 황급히 달려와서 책상에 자리 딱 잡고 책을 촤라락 펼쳐놓고는 바로 머리 내리꽂더군요.
  정말 심각한 극도의 단계에 부딪히면 코를 골거나 이를 갈아서 앞사람의 폭소를 불러일으키는 수도 있으니 이런 유형에 속하신 분들은 미리 잠을 청하고 공부를 하러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유형 06_ 면상감상형
  평소에 인간들의 안면구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주로 속하는 유형입니다. 공부하다말고 생뚱맞게 눈알을 이리저리 굴려대며 학습실 안의 사람들을 둘러봅니다. 그러다가 그 분과 눈 한 번 마주치면 뻘쭘의 극치를 달리죠. (참고로 도서관의 특징이, 텔레파시가 아주 잘 통한다는 겁니다) 어쩌다가 맘에 드는 외모를 발견하면 공부는 안하고 계속 흘깃흘깃거리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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