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15일 인천항을 출발해 제주도로 가던 여객선이 다음날 아침인 16일 진도 앞 바다에 침몰한 이번 사건은 3백여 명의 희생자를 냈다는 끔찍함 이전에 수학여행을 떠난 꿈 많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꿈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집단으로 유명을 달리해야 했다는 아픔이 큰 참사였다.

이번 「세월호」 참사가 주는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 이번 참변은 문명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사회에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또 다른 사건의 유형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편리함을 추구해 왔고,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기계의 발달이 급속하게 이루어지면서 기계가 사람들의 운명을 좌우하게 되었다.

사람이 생활하는 곳에는 어디에도 위험하지 않은 곳은 없다. 문제는 이러한 물질문명의 기계들이 사람에 의해 움직여진다는 점이다.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조금이라도 방심하거나 잘못 쓰면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는 재앙이 된다는 사실이다. 기계를 다루는 사람들의 인간애와 책임의식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다.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지진을 비롯하여 태풍, 폭우, 폭설 등이 지구촌 곳곳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자연재해 앞에서의 인간의 모습은 더욱 나약해지게 마련이다. 안전사고는 사람이 부주의해서 일어나지만 자연재해는 자연의 힘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인간으로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번 세월호의 가장 큰 교훈은 안전에 관한 사항은 평소에 철저하게 점검하고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곧잘 무슨 일이 일어나야 화들짝 놀라고 방비책을 마련하느라 분주를 떨곤 한다. 안전사고에는 예고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평상시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각종 규정을 원칙에 입각해 준수해야 한다.

다음은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의 초기 대응의 부적절한 조치다. 안타깝게도 아무리 주의를 해도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이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피해의 정도를 가늠한다. 매뉴얼에 따라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정확한 판단을 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생명을 어떻게 안전하게 확보하느냐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대중이 이용하는 시설에는 안전사고에 대한 매뉴얼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매뉴얼이라 해도 실제 상황으로 연습해 보지 않으면 한낱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따라서 각종 사고에 대비한 시물레이션을 통해 반복 훈련을 해야 실제상황에서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실제상황에 적용되지 않는 훈련은 무의미하다.

다음은 정부의 안전망 시스템 확보다. 이번 사건처럼 우왕좌왕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일사분란하게 대처하는 조직과 지휘체계가 있어야 한다. 첨단 장비를 중심으로 이를 활용하여 어떤 상황에서도 즉각적으로 구조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의 생명을 좌우하는 것은 시간이다. 빠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에서 신설한다는 ‘국가안전처’에서는 국내의 모든 시설물들에 대해 안전점검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국민의 안녕과 질서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라도 외주 업체가 아닌 정부의 공식 기관에서 직접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철저하게 통제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안전에 대한 홍보 및 광고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안전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침착한 대응도 필요하다. 이번 사고는 예외적이다. 오히려 선원들의 안내 방송을 듣고 이를 지키려다 큰 참변을 당했다. 잘못 지시한 선원이 문제지 안내방송을 듣고 침착하게 선내에서 기다려준 학생들의 질서 의식에 찬사를 보낸다. 물론 결과는 참혹한 주검이었지만 학생들이 보여준 행동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우리는 살고 있으면서도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님을 일깨워준 사례가 이번 「세월호」의 참변이다. 안전을 지키지 못하면서 행복한 삶과 삶의 질을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를 비롯한 모든 기관, 조직, 단체 그리고 개인은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나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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