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서는 안 되는, 있어서는 안 되는 끔찍한 대형 참사가 또 발생 했다. 그것도 설레임으로 가득한 수학여행 길을 떠난 꿈 많은 고등학교 2학년 250여 명의 학생들이 꿈을 피워보기도 전에 차가운 바닷물에 희생되어야 했다. 자연재해가 아닌 안전 불감증에 의한 참변이라 안타까움이 더 커진다.

최근 대형 참사가 하늘에서, 땅에서, 바다에서, 땅 속에서 말 그대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편리함을 추구하는 기계들에 의해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이 좌우되고 있다. 반면에 지식정보화 시대의 첨단과학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안전사고에 대한 인명구조가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 이번 사건에서 아쉬운 점은 승무원들의 초기 대응 조치다. 타이타닉의 영화 장면에서 가장 멋진 장면은 승객을 구조하고 배와 함께 최후를 맞이하는 노 선장의 장렬한 모습이었다. 위기상황에서 승객들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챙겨야 할 선장과 승무원들이 침몰하는 배를 먼저 빠져 나온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안방에 앉아서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배가 서서히 침몰되는 모습을 영화 보듯이 지켜보는 시대다. 그런데 그 배 안에 수백 명의 사람이 갇혀 탈출을 하지 못하고 죽어가야 하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 아무리 바다가 깊고 조류가 빠르다고 해도 상황에 맞는 구조법이 있을 텐데 그저 바라만 보아야 하는 인간의 나약함이 원망스럽다.

사건발생 초기 구조자와 실종자 숫자의 헷갈리는 발표는 피해 가족은 물론 전 국민을 경악하고 분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결국 우리나라의 방제 시스템에 대한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 같다. 공식적인 기관에서의 발표는 정확해야 한다. 양치기 소년처럼 공신력을 잃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사람의 실수로 인한 안전사고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현대사회에는 우리주변 곳곳에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모든 인공 시설물들이 만들어지기 전에 예상되는 각종 위험으로부터 어떻게 안전을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을 먼저 철저하게 마련해야 한다.

인명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방제 시설이 즉시 현장으로 달려 갈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장소가 어디가 되었든 촌음을 다퉈가며 구조장비가 즉시 현장에 투입되어 구조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시간이 생명을 좌우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분명 디지털 시대인데 구조방법이 아날로그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이번 사건으로 장래가 창창한 학생들이 희생됐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사건이라 대응력이 떨어지기도 했겠지만 재난사고에 대한 대비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심폐소생법 등 인명구조에 대한 교육도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 위험에 처했을 때 외부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스스로의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

 사고가 발생한 이후 처방책을 찾는 것을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한다. 물론 좋은 방법이 아니다. 사전에 준비를 잘 해 철저하게 예방해야 한다. 하지만 소 잃고라도 처방책을 마련하여 또 다른 제2, 제3의 사고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모든 이동 수단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사람의 생명을 담보하고 운행하는 자동차, 기차, 항공기, 배 등 모든 이동 수단들은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도록 규정되어 있다. 정기적인 점검은 물론 비정기적으로 점검을 실시해야 하고, 장거리 운행을 할 때에는 반드시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출발해야 한다. 안전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기 때문이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고층건물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으며 고속도로를 비롯하여 각종 도로에 고가도로, 터널 등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강을 가로지르는 교량 또한 대형으로 건설되어 교통의 편리함을 제공해 주고 있다. 하지만 모두 위험요인을 안고 있다. 철저한 안전점검을 통해 더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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