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어느 대학생이 학교에 대자보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글을 올린 이후 여기저기서 패러디한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안녕하십니까? 라는 말은 먹고 살기 힘들고 질병으로 잠을 자다가 죽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절 밤을 잘 지내고 살아 있느냐를 확인하는 말에서 유래한 것을 현재 우리 사회의 현상을 비아냥한 형태로 표현한 말이다.

우리고장의 초중고 학생들은 긴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다. 학교를 떠난 학생들이 모두들 진짜 ‘안녕’한지 사뭇 궁금하다. 방학은 학교 공부를 쉬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다양한 체험과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 기간이다. 하지만 이 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향후 학창시절과 사회인으로서의 삶의 형태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방학을 유익하게 보내는 방법의 첫 번째는 계획을 잘 짜는 일이다. 아무 생각 없이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생활을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방학생활이다. 계획은 실천 가능한 내용으로 수립해야 한다. 초·중·고등학생 모두 자신의 장차 꿈, 희망, 진로를 고려해서 그와 관련된 분야의 체험, 시설방문, 독서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방학 기간에는 부족한 학과공부를 보충하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자신의 학력은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기 마련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은 만큼 자신만의 방식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교과와 영역에 시간을 할애해서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해야 한다. 이때 친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고 인터넷 강의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방학기간에 독서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교과서가 아닌 소설, 수필집, 시집, 자서전 등을 많이 읽는 것이 좋다. 학기 중에는 학과 공부 때문에 독서가 쉽지 않다. 지역의 도서관이나 학교 마다 설치된 도서관을 이용해 책을 대여하면 된다. 그리고 학교생활기록부에 독서란을 채울 수 있도록 독후감을 쓰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방학기간에는 비교과 영역에 대한 스펙을 다양하게 쌓아야 한다. 학기 중에는 경험할 수 없는 내용들을 두루 체험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봉사활동일 것이다. 혼자보다는 친구들과 봉사 동아리를 만들어 함께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가급적이면 이 또한 장차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분야에서의 봉사가 바람직하다.

방학기간에 반드시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부모님, 가족과의 대화다. 이는 자녀들보다 부모님들이 관심을 가져 주어야 효과가 있다. 가족들도 평소 서로 바쁘다는 이유로 면대면 대화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의 관심사를 소재로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 글로벌 시대에는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표현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다.

청소년기의 건강은 평생을 살아가는데 바탕이 된다. 이 시기에 형성된 체력은 평생 건강의 보험과 같다. 따라서 어떤 운동이 되었든 한 가지 이상의 운동을 꼭 해야 한다. 겨울철이라 춥다고 움츠리고 있는 것은 결코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어 있으면 걷기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
필자는 우리고장의 학생들에게 방학 기간을 이용해 서울을 방문해 볼 것을 간곡하게 권한다. 시간도 두 시간이면 왕복이 가능하다. 하루 정도 서울에서 지하철도 타보고, 복잡한 거리도 활보해보고, 바쁘게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살펴보고, 고층건물을 쳐다보기도 하며 시야를 넓혀보길 희망한다. 혼자보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긴 겨울방학을 따뜻한 집안에서 컴퓨터 인터넷 또는 스마트폰과 함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그만큼 뒤쳐진 삶을 살게 될 것이 뻔하다. 집 밖으로 나와 자신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보며 많은 경험과 생각을 하길 바란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발뒤꿈치를 들고 홍천 밖의 세상을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방학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반드시 이렇게 보내야 한다는 원칙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겨울철이므로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높다. 우리 고장 청소년 모두 건강하고 안전한 방학생활을 통해 ‘안녕’하면서도 자신만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보람 있고 즐거운 겨울방학생활을 보내길 기대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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