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모란 어떤 약초인가를 설명하기 이전 그 이름에 관한 유래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여 패모라는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가를 예전 설화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폐병을 앓고 있는 부인이 있었는데 아이를 낳기면 하면 계속 죽어서 마음고생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는데 그 마을의 의원이 그 부인을 진찰한 결과 폐가 약해서 출산할 때에 출혈이 심하여 아기가 죽는 것이라 하고 약초를 하나 건네주었는데 그것을 먹고 아기를 무사히 출산하였다 하여 이 아기를 보패(寶貝·보배와 같은 뜻임)와 같다 하고 그 낳은 어머니를 뜻하는 모(母)를 합하여 패모(貝母)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이 내용은 설화에 유래한 것으로 그 진위에 대해서는 정확하지는 않으나 패모가 어떤 약초인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곧 패모가 폐(肺)에 관련된 질환에 중요한 약이다 하는 것을 짐작케 하는 대목입니다.
  위의 내용처럼 패모는 진해 거담시키는 대표적인 약입니다. 즉,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는 약인데 그 성질은 기관지평활근을 확장 또는 이완시켜 분비물을 억제함으로 인한 것입니다.
  전에도 이와 비슷한 효능이 있는 약초들을 설명하면서 언급한 내용인데 같은 효능을 지닌 약이라 하더라도 그 약초만의 중요한 특성을 알아두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패모가 가래를 삭이는 약임은 분명한데 가래도 묽은 가래와 끈적끈적한 가래 등 형태상으로 차이가 있는데 패모는 열담(熱痰)이나 조담(燥痰)과 같이 가래에 열이 가해져 수분이 빠진 형태의 건조한 가래를 삭이는 약입니다. 그런데 이 패모는 임상상에서도 주로 많이 활용은 되나 일반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고 그 효능을 입증 받을 수가 있습니다. 여러 다양한 방법들로 응용이 가능한데 그래도 가장 대표적이며 효능이 좋은 방법 하나를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정말로 많은 분들이 기침가래 등으로 인해 기관지가 좋지 않을 때 혹은 산모가 감기가 걸렸을 때 자주 쓰는 방법인데 주로 배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이 배만 달여 드신다면 효능이 아주 미미할 것이므로 배에다가 길경(말린 도라지) 맥문동 황금(다른 약의 반 정도) 그리고 거기에다가 지금 쭉 설명 드린 패모를 대략 같은 비율로 해서 끓여 드신다면 더 좋은 효능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밖에는 패모 단독으로 쓰는 방법 중에 패모죽(貝母粥)이 있습니다. 먼저 백미 60g정도로 하여 죽을 쑨 다음 패모 가루낸 것을 10g 정도를 넣어 섞어 좀 더 끓인 다음 죽을 만들어 드시면 됩니다.
  또한 어린아이들이 백일해라 하여 발작성기침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때는 패모와 지모를 같은 양으로 환약을 만들어 한번에 3~4g씩 하루 3번 먹게 하는데 알약이라 삼키기 힘들어하면 으깨어 먹게 해도 됩니다.
  이 정도로 개략적인 패모의 기관지에 대한 작용을 살펴보았는데 그 외에도 꼭 알아두어야 할 두 가지 성질이 더 있습니다. 하나는 위궤양에 쓰이는 것이며 또 하나는 염증치료의 목적으로 쓰이는 것입니다.
오패산(烏貝散)이라 불리우는 처방이 있는데 이것은 패모와 오적골(갑오징어뼈)을 3:1의 비율로 하여 1일 3회 1회 3~6g씩 공복에 따뜻한 물로 복용하면 됩니다. 이 처방은 위십이지장궤양을 다스리는 것으로 위산의 분비를 낮추는 효능이 탁월합니다.
  또한 염증치료에 있어서도 다양하게 쓰이기는 하나 주로 임파선결핵이나 유방결핵 등을 치료할 때 효능이 특히 아주 좋습니다.
  그 밖에 피부미용에도 패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건강(생강 말린 것)과 패모를 같은 비율로 섞어 가루를 내어 세수할 때 큰 수저로 한 스푼을 물에 타서 세수를 하는 방법으로 오랜 기간 계속하면 얼굴의 부스럼이나 여드름 그 밖의 피부병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설명 드리면 패모에는 종류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천패모(川貝母)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절패모(浙貝母)입니다. 패모가 생산되는 지역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것으로 천패모는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이 달아서 폐를 부드럽게 하여 폐자체가 약해져서 생긴 기침을 멎게 하며 절패모는 쓴맛이 강하여 감기가 왔을 때 바로 오는 기침에 쓰이는 것으로 그렇게 구분해 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주로 쓰이는 패모는 천패모입니다.
<오병춘·봄한약국 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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