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순의 나는 숲이다[32]

정화조란 모두 알다시피 분뇨를 정화처리하기 위한 탱크로, 자연스럽게 오수가 모이도록 건물의 가장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의 정화조 시스템은 집수조-부패조-산화조로 구역이 나뉘어 있고, 필자같은 관광숙박업이나 까페시설의 경우 여기에 소독조까지 4단계로 설치 후 오수를 방류해야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정화조 내부에서 생화학적 과정을 거쳐 침전물 외의 오수만 하수도를 통해 배출되고, 침전물은 익히 알다시피 분뇨수거차가 와서 펌프를 통해 수거해 분뇨처리장으로 간다. 

친환경적 정화조 관리를 위해서는 정화조 미생물에게 지속적으로 먹이가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것들의 주기가 매우 짧기 때문이라고. 대부분의 자연을 끼고 있는 펜션은 이 미생물들에게 주말에만 먹이 제공이 가능한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조만간 하수종말처리장을 방문해 정화조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줄 하수 20리터를 총 4통씩 매달 가져다가 정화조에 주입하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그것을 월 1회 주기적으로 넣어서 추이를 지켜보고 정기적인 수질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그렇게 시행한 후에도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살아 움직이는지 물을 테스트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호에도 언급한 원주지방환경청의 수주업체와의 이러한 접촉은 지난 3월부터 이루어졌으며, 현재까지 총 3회에 걸쳐 미팅을 가지게됐고, 개인적으로도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개인적인 의문점의 해소가 아닌, 자연을, 최종적으로는 자연의 혜택을 누리고 사는 사람들은 물론 생명체들에게 유익하기를 바라며 해결 방안을 찾아보게 된 것이다.

군청에 정화조 문제로 벌금을 물게 된 사건을 계기로 여러 정보들을 조회하고 연구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듣게 된 결과, 정화조 관리를 잘못해서 문제가 아니라 일정하게 매일 들어가줘야 하는 먹이공급의 문제라는 답을 듣게 됐고, 주기적인 수고를 기꺼이 선택하게 된 것이다. 신이 아닌 이상 수질 검사 결과는 지켜봐야 알 수 있는 사실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 

정화조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업체도 존재할 수 있으나, 홍천에서 그렇게 세분화된 업종을 찾을 리 만무하고 외부에서 찾는다 하더라도 산꼭대기에 위치한 필자의 사업장까지의 주기적인 관리를 맡기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직접 움직이는게 맞다. 

더불어 언급하고 싶은 사실은, 홍천지역에 정화조가 갖추어지지 않은 건물이나 주택이 아직도 상당히 많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이다. 십시일반 한 사람 한 사람 깨끗한 물 관리에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군민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부분에 있어서 누구보다 먼저 홍천군 자체에서 관심을 가지고 정화조 시스템을 장려해 상수원을 보호하는데  앞장서기를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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