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547]

▲강정식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 심사위원
▲강정식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 심사위원

정치는 생물(生物)이다. 생물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생명을 가지고 생활현상을 영위하는 물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말이 흘러가는 물이다. 개울물이나 강물은 흐르다가 웅덩이나 소(沼)도 만들고 급경사를 만나면 폭포수를 만든다. 그런가 하면 물방아도 돌리고 수력발전도 한다. 그래서 정치나 권력에 대해서 하는 말들이 있다.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고 한다. 권력의 무상함을 말할 때 흔히들 쓴다.

요즘 정치풍토가 그렇다.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5개월째고 지방선거가 끝난 지 두 달여가 되고 새 대통령이 일을 시작한지 3개월여에 지방의 군수나 도의원 교육감 군의원의 새로운 임기가 시작된 것이 두 달을 조금 지났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은 전국을 상대로 하는 정치이고 도지사나 도의원은 도 단위이고 최일선의 정치가는 군수와 군의원이다.

항간에는 이들의 임기가 시작됐는데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고 성급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예로 지금 현직 대통령 인기도가 24%대라고 한다. 역대 대통령 여론조사 중 최하위라고 비아냥대고 있다. 당선될 때의 여론이 50%대라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불과 3개월여 만에 어찌 성과를 낼 수 있겠나. 적어도 반년 즉 6개월은 지나봐야 신임대통령의 역량을 알 수 있을 게다. 군수도 역시 마찬가지다. 2개월여 남짓한데 무슨 성과를 내겠는가?

허나 군수 같은 경우에는 어쩌면 대통령보다 규모가 작은 군을 경영하는 것이니 그동안 구상했던 군정경영과 선거 때의 공약을 토대로 경중완급으로 과감하게 일을 해줬으면 하는 군민의 한사람으로서의 바람이다. 군청의 민원업무 처리 시 법에 의거(대법원 판례 등) 민원처리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후일 민원 발생요인이 있을까봐 선뜻 처리를 못하고 있음이 그 예라 하겠다. 법에 의거 정확히 처리했다면 혹여 민원이 생긴다 해도 그 적법성에 의거 답변하면 될 것인데 민원을 예상해서 미리부터 부정적으로 본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과거 민선 젊은 군수시절 위와 같은 내용을 군수에게 직간하면 군수는 “차츰 잘 하겠지요”가 답변이었다. 8년 전이나 직전군수시절이나 변한 게 없었다. 현직군수는 이런 전처를 밟지 않아야 하겠다. 정치는 생물과 같다는 숨은 뜻은 생물 즉 살아있되 싱싱한 것을 의미한다. 정치도 시들지 않고 싱싱해야 한다. 그 싱싱한 때가 바로 임기 시작 1년 내외고 짧을수록 더 싱싱하다.

홍천군에 시급한 것 몇 가지를 짚어본다. 용문~홍천 철도 유치다. 철도유치부서가 있고 전임군수나 신임군수 모두 큰 관심을 갖고 추진 중이다. 그 다음이 군에서 직접 추진하는 건 아니지만 국책사업으로 송전탑 건설이 있고 한수원의 양수발전소 건설이다. 필자의 경우 찬반의 입장을 떠나서 추진 쪽과 반대쪽의 의견을 잘 수렴해서 처리했으면 한다. 또 한 가지 시급한 것은 항공대(태학리 비행장) 이전이다. 원천적으로 국방부나 육군에서는 이전에 동의했다고 하는데 대토가 문제라고 한다. 이전할 장소를 정해달라고 한다.

현 비행장은 1970년대 초에 당초 뽕나무 밭과 포도과수원 채소재배 등을 하던 농지로 국방부에서 매입해 건설됐다. 당시 평당 7천여 원에 필자가 농협은행 감정을 할 때 실시됐고 약 5~6만여 평으로 기억하고 있다. 50여 년이 넘어 이제는 강산이 5번이나 변해 주변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현재 도시 외곽이기는 하나 주변에 학교가 5~6여개나 있고 행정타운 등이 있어 필히 옮겨야 마땅한 처지다.

비행장 이전과 전혀 관계가 없는 필자는 모 지인과 같이 대체부지 2~3곳을 물색 현지답사를 했는데 최적지는 구 야수교부지이나 이미 체육부지(야구장)로 사용해 안 되고 그 인근에 몇 군데 있었다. 군에서는 철도유치부서에 항공대 이전 전담부서를 같이 두고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면 한다. 지금 시작해도 3~4년 뒤에나 준공될 것이다. 생물이 시들기 전에 과감한 군 정책 추진이 요구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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