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간절히 기다려온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늦은 감이 있으나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집단면역의 기반이 되는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희망이 커진다. 방역당국에서 체계적으로 접종할 계획인 만큼 차분하게 차례를 기다리며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시점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법원 판결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게 대체복무 결정이 내려져 국민적 의견이 찬성과 반대로 나눠진 마당에 예비군 훈련도 종교적 양심에 의해 거부할 수 있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대한민국은 분단국가다. 불행하게도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다. 2차 세계대전 후 독일, 베트남, 예맨 등 분단국가들이 있었으나 모두 통일 국가를 이뤄냈다. 외세의 힘을 빌려 통일을 한 나라도 있고 스스로의 힘으로 통일을 이룬 나라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통일을 이루지 못한 채 분단의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와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북한은 3대 세습 체제를 통해 세계사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왕조 공산체제를 갖췄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국가 체제를 확보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핵을 개발해 왔다. 남과 북이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대척하고 있는 우리는 핵 위험 속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북한은 자신들이 개발한 핵무기를 보다 멀리 보내기 위해 즉 미국의 본토를 목표로 한 ICBM을 개발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했던 트럼프마저도 김정은을 로켓맨이라 부르며 경계했고 심지어는 어린애 달래듯 몇 차례의 만남으로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핵 폐기라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은 얻지 못했다. 

최근 저출산 문제가 국가와 사회적으로 심각하다. 장차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할 사람의 숫자가 절대 부족할 것은 너무나 뻔하다. 물론 인공지능 시대로 사람의 숫자가 아닌 첨단 경계 장비나 무기체계로 국방력을 강화하겠지만 여전히 군 병력은 필요하다. 이러한 때에 병역거부를 징벌하지 않는다는 판결은 국방력의 약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래전 방송국의 개그 프로그램에서 ‘소는 누가 키우나?’라는 말이 인기를 끌었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나라는 누가 지키나?’라는 말이 등장할 처지다. 3D업종을 기피하는 젊은이들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넘쳐나는 풍토를 생각하면 지금과 같은 병역 분위기 속에서 누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에 입대할지 걱정이 태산이다.

대한민국은 OECD국가로 비교적 잘사는 나라다. 돈이 많은 나라는 외국의 용병들을 통해 나라를 지키기도 한다. 농구, 배구, 야구, 축구 등의 프로스포츠에서 활약하는 외국 선수들을 용병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돈 받는 용병들로 나라를 끝까지 지킬 수는 없다. 나라는 주인이 지켜야 한다. 

대한민국은 분단국가로서 모병제가 아닌 징집제의 나라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남자는 누구나 국방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징집을 면제받는 남자가 있다면 편법이 판을 치게 마련이고 결국 국방의 의무는 지켜지지 않을 것이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가수 유승준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입국이 허가되지 않는 점을 곱씹어봐야 한다.

대한민국은 분단뿐만 아니라 완전한 통일국가를 이뤄도 강력한 국방력을 유지해야 한다. 지정학적 위치상 주변에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력한 군사력을 갖춘 나라들이 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직전 10만양병설을 주장했던 이이 선생의 말씀이 아니어도 강력한 국가안보는 강한 국방력에서 나온다. 

일제강점기에 만세를 부르며 목숨으로 싸워 독립을 이뤄낸 나라, 6.25 한국전쟁이라는 민족상잔의 아픔을 겪으며 지켜낸 나라다.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의 감염병으로 집콕, 방콕의 생활로 가뜩이나 이기적인 문화가 확산될 조짐이 커지고 있다.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는 왕성한 국방의 의무가 젊은이들의 공통가치가 돼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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