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수
홍천전통발효연구회 전문위원
㈜홍천허브·다물연구소 대표

쌍화탕은 창제된지 꽤 오래된 방제이지만 오늘날까지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으며 기호식품처럼 일상에 널리 애용되는 약(藥)이며 차(茶)이다. 옛날 다방에서 계란 노른자를 동동 띄운 쌍화차의 맛은 일품이다. 쌍화탕은 9가지 약재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 약재들의 균형이 아주 잘 이루어져 있다. 방제구성은 백작약 10g, 당귀 4g, 천궁 4g, 숙지황 4g, 황기 4g, 감초 3g, 계피 3g, 생강 3쪽,   대추 2개로 되어 있다.

이 쌍화탕에서 군약(君藥)이 바로 작약이다. 군약이란 방제를 이루는 약재 중에 대표적인 약재를 말한다. 가장 영향력 있는 약재라는 의미이다. 작약의 꽃을 예로부터 함박꽃이라 부른다. 꽃 모양이 함지박처럼 크다고 붙여진 이름 같다. 주로 봄 5~6월에 피는 꽃이 탐스럽고 예뻐서 결혼식장의 부케로도 많이 사용된다. 이 함박꽃의 뿌리를 작약이라 하며 오래전부터 쓰인 전통적인 약재이다. 

서양에서도 작약은 일찍이 그 의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왔으며 중국의 고전 약학서 ‘본초강목’에서는 작약을 복통 등에 쓰며 속을 편안하게 하고 대소변이 잘 나게 한다고 서술했다. 조선 세종 때 간행한 ‘향약집성방’에는 오장을 보강하며 어혈을 흩어지게 하기 때문에 여성의 월경에 좋다고 적혀있다.

작약은 당귀, 천궁, 숙지황과 더불어 여성들의 대표적인 보혈약인 사물탕의 주요 재료로 쓰인다. 그리고 작약은 꽃의 색에 따라 백작약과 적작약으로 나뉘는데 약성이 조금 다르다. 보약에서 주로 쓰이는 백작약은 보혈과 양혈기능이 강하다. 작약은 양혈기능과 더불어 유간작용 즉 간과 근육을 부드럽게 해주는 기능이 있다. 근육에서 생기는 각종 통증에 작약의 효능이 탁월하다.

작약 감초탕이라는 방제가 있다. 방제구성이 아주 간단하다. 백작약 16g과 감초 8g을 한 첩으로 달여 마신다. 작약은 물론 감초의 진통효과가 상당히 좋아서 많이 활용되는 처방이다. 동의보감에는 배 아픈데, 어깨 아픈데 등 각종 근육통증을 멎게 한다고 했다.  

작약감초탕에 계피, 생강, 대추 그리고 조청을 넣은 방제가 소건중탕이다. 소건중탕은 중초를 강건하게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생강, 계피가 들어가 몸을 따뜻하게 한다. 조청이 들어가 달달하니 맛도 좋다. 주로 배 아프고 소화가 안 되서 입맛이 없고,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데 쓴다. 

특히 부작용이 없고 맛이 좋아 배가 자주 아프고 밥을 잘 안 먹는 어린이들에게도 쓸 수 있는 대표적인 한방보약이다. 방제구성은 백작약 20g, 계피 12g, 생강 4g, 대추 4g, 자감초 4g, 조청 40g을 넣고 달여 하루에 두세 번에 걸쳐 마신다.  

소건중탕에 황기를 추가하면 황기건중탕이 된다. 황기건중탕은 보기약인 황기가 추가되어 위의 증세에 더하여 비위가 약하고 기운이 없는 사람에게 맞는 처방이다. 황기건중탕은 사군자탕과 더불어 보기제의 대표적인 보약이다. 보기제인 황기건중탕과 보혈제인 사물탕과 합해져서 만들어진 보약이 바로 쌍화탕으로 쌍화탕은 그 이름에서 기(氣)와 혈(血)을 쌍으로 조화롭게 해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동양의 방제에서는 음양의 균형을 중시한다. 그런 의미에서 쌍화탕은 음과 양, 즉 기와 혈의 균형이 잘 조화된 명방이다. 쌍화탕은 중국 송나라 태종 때 진사문 등이 지은 《화제국방》에 처음으로 수록되었다. 이후 여러 의서에서 허약하고 피로한 증세와 관련한 처방으로 쌍화탕을 언급하고 있으며 동의보감의 잡병편 내의 허로문에도 쌍화탕이 인용되어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기혈이 모두 상한 경우,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한 후,  큰 병을 앓고 난 뒤에 허로가 되어 기운이 빠져서 저절로 땀이 흐르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하였다. 요즈음 우리를 늘 불안하게 하는 코로나와 유난히 길고 추운 올겨울 한파에 따끈한 쌍화차 한잔으로 추위와 면역력을 동시에 극복함이 가성비 좋은 최고의 양생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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