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하는 사이 2020년이 가고 희망 가득한 2021년이 밝아온다.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있으나 올해처럼 다사다난했던 한 해도 없을 것이다.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을 불러일으킨 ‘코로나19’의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단계별 적용을 준수하느라 지구촌 인류 모두를 힘들고 어렵게 했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이 처음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한 초기에 우리나라는 철저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통해 K-방역으로 불리며 세계보건기구와 이웃 나라들로부터 방역 모범국가로 칭송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어쩔 수 없이 방역 수칙을 최고 단계로 상향 적용해야 할 처지에 이르렀다. 

‘코로나19’로 국내에서 8백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미국과 유럽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수십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흑사병 이래 가장 많은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있다. 인명의 피해뿐만 아니라 인류의 전통적인 생활문화 전반에 걸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에서는 ‘코로나19’의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언제 접종을 하게 될지 불투명하다.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오기 전에 하루속히 백신의 접종이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 한꺼번에 백신 접종이 어렵다면 의료진과 취약계층부터 질서 있게 이뤄지도록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국내 정치권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거대 여당이 출범했다. 범여권이 180여 석이나 돼 입법 활동에서 정부와 여당이 통과시키지 못할 법이 없게 됐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다수결에 의해 결정이 되지만 소수 의견도 존중해주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다. 독선이 아닌 대화와 타협의 협치로 대한민국의 정치 수준을 높여주길 기대한다.

대한민국 교수회에서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아시타비’로 정했다. “내 것은 옳고 다른 사람의 것은 옳지 않다”라는 말로 전형적인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이다. 1년 내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추-윤 갈등을 꼬집은 말이라고 생각된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도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독특한 선거 방식으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미국이지만 민주주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패자가 된 트럼프는 선거 패배에 불복하는 신사적이지 못한 행동으로 세계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던 트럼프의 추한 몰락을 목격하게 됐다.

남북관계가 냉랭해진 채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기도 했고 북한의 살벌한 으름장도 몇 차례 들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판문점 만남 등으로 화해 분위기가 조성돼 당장 남북 평화가 정착될 것 같았던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듯해 아쉽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경제가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으로 특수성을 가진 한 해였지만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증폭되면서 나라마다 보호무역이 강화된 탓이다. 해외여행도 중단된 상태다. 대부분의 생활을 집에 갇혀 지내면서 전체적인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한 해였다. 

2020년이 어두운 그림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문화의 힘을 팝과 영화에서 전 세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냈다. 7인조 그룹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라는 노래로 지구촌 곳곳에서 가히 광풍이라 불릴 만큼 대단한 인기를 끌었고, 영화 「기생충」은 아카데미 4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또 한 해가 저물어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간다. 일 년을 가득 채운 ‘코로나19’와의 전쟁으로 지구촌의 인류는 상처투성이의 고통스러운 나날로 잃어버린 한 해를 보내야 했다. 가는 해에 ‘코로나19’라는 몹쓸 전염병을 모두 담아 가져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전염병은 인류에게 다시 오지 않길 바란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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