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봉
홍천약초발효연구회장

대다수가 김치를 담글 때 주부들이 손맛으로 또는 전통으로 담가 먹고 있다. 그리고 마트 등에서 구입해서 먹고 있는 실정이다. 김치를 담글 때 똑같은 재료를 활용했는데 맛이 각기 다르고 때로는 내 맛도 네 맛도 아닌 김치가 될 경우도 많이 있다. 그래서 김치 발효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김치를 담그는 원리에 있어서 조미료의 여러 가지 작용뿐 아니라 동시에 미생물의 작용이 중요하며 특히 김치는 젖산균이 주 발효균으로 알려져 있는 젖산발효식품이다. 일반적으로 젖산발효형태는 정상젖산발효(homo lactic fermentation)와 이상젖산발효(hetero lactic fermentation)로 대별된다. 김치에서 청량감을 부여하는 이산화탄소 가스를 생성하는 중요한 젖산균들이다.

김치의 재료에는 젖산균 등 여러 가지 야생 미생물이 존재하고 있으나 일차적으로 절임공정을 통하여 주어진 소금의 염도 8~12%에 의하여 약한 미생물은 활력이 약하게 된다. 염도를 너무 높여서 절임을 하면 곤란하다. 그러므로 김치의 발효 초기에는 염도가 2~3%로서 협기성의 소금에 잘 견디는 미생물이 주로 생육하면서 김치 내 산소를 제거하여 협기성이 조성되어 젖산균이 자라기 좋은 상태가 된다. 반면에 염도가 너무 낮으면 염장발효가 진행되면서 쉽게 곰팡이, 효모가 생기는데 이것은 모두 미생물의 작용에 의한 것으로 이들에 의한 부패는 김치 맛을 떨어뜨린다.

발효가 진행되면서 젖산을 비롯한 각종 유기산이 생성되고 따라서 협기성이며 어느 정도 산(酸)에 잘 견디는 젖산균이 자라며 호기성균들은 사멸되고 김치 미생물은 몇 가지 젖산균만으로 단순화 된다. 또한 내산성 젖산균이 자라게 된다. 이렇게 하여 젖산균의 수가 가장 많을 때 김치는 완숙 단계가 되고 맛이 좋은 김치가 된다. 발효가 계속 진행되면 과도한 산(酸)으로 인하여 이들 내산성 젖산균마저 사멸해 김치발효 말기에는 곰팡이와 효모 같은 호기성 또는 통성 협기성 미생물이 자라게 되어 오래된 김치는 표면에 막을 형성하며 군내의 원인균 중 하나가 이러한 효모이다.

김치가 가진 신맛의 주성분인 유기산은 김치 발효 중 젖산균의 작용에 의하여 주로 생산되는 것으로 소금, 다른 조미료와의 조화와 산(酸) 자신의 단독작용 등 중요한 일을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는 젖산이 가장 많고 초산 옥살산 말론산 숙신산 사과산 및 구연산도 생성된다. 김치 내 유기산은 발효조건과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유기산의 종류에 따라 다를 뿐만 아니라 단순한 신맛에 그치지 않고 미각을 동반함으로써 각각 독특한 맛을 보다 효과적으로 만들고 풍미와 좋은 맛을 높인다.

산도 또한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산도가 3.0ph 이하가 되면 미생물의 활동이 정지되고 세균은 산도가 4.0ph이하이면 거의 발육을 할 수가 없다. 즉 절임류에 식초를 첨가하면 갈변을 방지할 수 있는데 이것에 의하여 물에 있는 불필요한 금속을 봉쇄하고 환원작용과 함께 산화방지를 행하는 결과이다. 따라서 산(酸)은 채소 중의 변색을 일으키는 색소의 구조를 변하게 함으로써 변색을 방지한다.

김치에 있어서 채소의 신선도를 잃지 않고 씹는 맛을 좋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것도 다 이유가 있다. 비록 어떤 독특한 맛이 있다 하더라도 조직감이 나빠지면 김치로서의 본연의 맛은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김치를 담글 때 김치의 조직이 살아있는 상태를 유지시키려면 채소중의 펙틴(pectin)이라는 성분이 빠져 나가기 전에 담가야 한다. 펙틴 분해효소(pectinase)들 가운데는 페틴에스트라와 폴리갈락튜로나제라는 효소에 의하여 분해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어떤 조건하에서 세포막이 파괴되면 세포 밖으로 나와 펙틴을 분해하게 되며 미생물이 세포에 침투하거나 또는 성숙한 세포 내 특정효소가 세포막을 파괴한다. 식품조직의 펙틴분해를 방지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앞으로 많은 연구 대상이 되는 것이다.

김치의 유기산은 채소 중에 함유된 효소숙성에 관하여 각종 미생물들이 분비하는 효소가 채소 및 기타 재료의 여러 성분에 작용하여 생산된다. 그러므로 어떤 소금을 사용하느냐 하는 절임재료와 물의 성분과 발효온도 소금의 농도 환경이 무척 중요하다. 어떤 경우 소금이 잘못되어 김치 맛을 완전히 버리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시중에 정제된 소금을 사용하면 잘 절여지지 않는다. 소금의 농도가 낮고 저온에서 숙성시킨 김치가 휘발성유기산인 초산과 탄산가스가 많은데 이러한 김치가 맛이 더 좋다고 한다. 좋은 김치는 맛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맛을 내는 것이다(미생물, 발효효소, 유익균, 산도, 염도, 온도 등이 합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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