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봉
홍천약초발효연구회장

식혜(食醯)는 쌀밥에 엿기름가루 우린 물을 부어 천천히 삭힌 뒤에 맛나도록 만든 음료이고 감주(甘酒)는 쌀밥에 엿기름을 부어 삭혀서 끓인 물로 보통 비슷한 말로 쓰이나 엄밀히 구분하면 한문으로도 감주는 알코올이 생긴 경우이고 식혜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직접 음미하는 데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식혜는 지방마다 방법이 조금씩 다르며 안동식혜, 진주식혜, 강원도 식혜 등 지역적으로도 다르다. 그러나 기본 원리는 같다고 보아야 한다. 겨울철에 특히 사랑받는 전통음료 중 식혜가 있다. 옛날에는 식혜를 가정에서 만들어 먹던 음식이다. 식혜는 단맛으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료였다. 

식혜를 만들어 먹으려면 엿기름(麥芽粉)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엿을 만드는 일에 기름이란 말은 엿을 위해 기르다의 뜻으로 겉보리(대맥) 종자의 어린 싹을 길러 엿을 만들기 위한 재료이다. 싹이 날 때 저장상태의 씨앗 내부의 영양물질이 신진대사 작용으로 발아를 위한 여러 가지 효소가 만들어지고 이 효소에 의하여 녹말이 가수분해 되어 단맛이 난다. 

이때 만들어진 효소는 녹말을 변화시켜 전분분해효소로서 삭히는 기능이 있다. 이것은 살아 있는 씨앗의 생명현상을 이용한 것으로 신의 생명원리를 인류가 이용한 생활 속의 지혜이다. 보통 씨앗에 싹이 날 때 여러 가지 효소에 의하여 녹말이 가수분해 되면서 단맛이 나게 된다. 엿기름은 식혜나 엿을 만들 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재료이다. 엿기름은 고유의 발효식품인 고추장을 담글 때도 활용되며 많은 곳에 응용하면 많은 곳에 활용할 수 있다. 

종자용 겉보리 씨앗을 일단 물에 담갔다가 소쿠리에 건져놓고 젖은 천으로 덮고 습도를 유지해주면 발아가 시작된다. 발아하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는 데 3~4차례 찬물을 부어주면 발아온도를 낮추며 건조를 막아준다. 품질의 영향은 발아보리의 온도도 중요하다. 

발아 15℃ 이하에서는 낮아지고 21℃ 이상에도 역시 감소한다. 18℃에서 엿기름의 당화력이 가장 우수하다. 결국 18~21℃에서 발아도 잘되고 당화력도 비교적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처음 물에 담글 때 때로는 기능성 물로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면 더욱더 품질 좋은 엿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cm정도 자랐을 때 공기 중에 건조 시킨다. 싹이 너무 길면 당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적절하게 싹을 티우는 기술도 필요하다. 건조할 때 싹이 더 이상 자라지 않도록 해야 한다(당도가 낮아진다). 특별히 건조시킬 때 밤과 낮의 온도차이가 커야 당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겨울철에 양질의 엿기름 만들기가 좋다. 

그 옛날에 조상들이 엿기름을 말릴 때 보이지 않는 정성과 기술이 정확한 레시피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철저히 과학적인 것 같다. 똑같은 재료로 싹을 틔우고 말려도 엿기름의 품질은 가정마다 다르고 누가 관리했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잘 건조시킨 엿기름을 말려서 가루로 만들면 엿기름이 된다. 일차적으로 엿기름을 잘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당도가 높고 맛있는 식혜를 만들 수 있다.

엿기름의 효능 또한 다양하다. 그중에 소화효소제로서 평소에 위장이 약해서 소화불량을 자주 일으킨다면 엿기름을 활용하면 좋다. 식혜를 만들 때 고두밥 외에 여러 가지 원하는 약용식물의 발효액 적당량을 함께 넣으면 기능성 식혜가 될 것이다. 또한 엿기름은 칼로리가 낮아서 다이어트에 좋고 그러면서 식욕부진을 개선할 때 적절하게 먹으면 효과가 있다. 

식혜 담글 때 도라지 분말(0.5%, 1%, 3%)을 첨가하면 저장능력이 높아질 뿐 아니라 기능성도 좋아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만들어 놓은 발효액을 기호에 따라 당도를 조절해 마셔도 좋다. 그렇게 되면 무설탕 식혜가 되는 셈이다. 또 이렇게 만들어진 것을 계속해서 달이면 기능성 조청, 엿이 된다.

엿기름의 발아 조직, 쌀의 통통함, 뜨는 정도, 깔끔함, 식혜의 맛, 향, 단맛 등을 참고하고 기능성을 생각하며 홍천에서 생산되는 당귀, 산양삼, 오미자, 구기자, 과일, 약초류로 발효액을 만들어 다양하게 활용하면 또한 홍천 특산물의 다양한 발효식혜음료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