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민간심사위원

작년에 모 방송에서 시작한 미스트롯이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인기 방송이 되자 올해엔 역시 그 방송국에서 미스터트롯으로 연예계를 들뜨게 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동원이라는 소년이 있는데 그는 중학생이고 나이는 14세로 귀엽고 애교 있고 노래도 무척 잘한다. 신청곡을 받아 노래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에 종종 나온다. 

전국 시청자들이 여기에 노래신청을 하려면 적게는 5~6천여 회 많게는 2만여 회의 전화를 걸어야 겨우 성사된다고 한다. 엄청난 비율이다. 이렇게라도 당첨된 사람들은 행운이라도 맞은 듯 환호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와 대화도 하고 노래신청도 하며 때로는 고가의 전자제품 상품도 받는다. 

그런데 여기에서 부르고 신청하는 노래가 모두 성인들 노래로 트로트나 전통가요 또는 발라드 풍의 노래들이다. 만약 필자가 여기서 신청하게 될 수만 있다면 정동원 군에게 동요를 한곡 신청하고 싶다. 이미 국민동요가 된 “고향의 봄”이라든가 “반달” “퐁당퐁당”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 주옥같은 동요들이 많다. 특히 “고향의 봄”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은 남북한 어린이들이 같이 부를 수 있는 좋은 동요들이다.

이런 동요들을 정동원 군에게 신청하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동요에는 저학년들이 부르는 동요도 많다. 예를 들면 “송아지” 라든가 “병아리” “고기잡이” 등이 있긴 한데 이런 동요는 유치원에서 부르지 고학년 어린이가 부르기에는 적합도가 떨어지기는 한다. 어쨌든 어린이는 어린이 노래를 잘 부르고 그담에 성인노래를 구성지게 불러댄다면 인기가 더 올라갈 것이다.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청소년은 청소년답게 문화를 적응토록 가르쳐 주는 것도 사회교육의 하나일 것이다. 지금의 성인들 대부분은 중고등학교 때 몇 곡의 가곡들을 배웠을 것이다. 필자도 중학교 음악시간에 배운 가곡 “바위고개”와 “그네” “물레”(전통가요 김지애가 부른 “물레야”가 아님) “아 가을인가 봐”를 60여 년이 지났는데도 잊지 않고 있다.  중고등학생은 그에 합당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전통가요는 성인이 된 다음에 불러도 늦지 않다. 

하긴 요즘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가수 하춘화와 오은주는 5~6세 때 데뷔를 해 60여 년을 노래와 함께 살고 있지만 그런 특수한 경우를 빼고는 청소년은 청소년다운 노래를 불렀으면 한다. 남녀 가수지망생 중 적게는 7~8세 많아야 10~15세의 어린이 내지 청소년들이 어른들이 부르는 애정이 깃든 노래를 천연덕스럽게 부를 때 박수보다는 애잔한 마음이 드는 것은 필자만일까 생각해본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 가사에는 이별이 어떻고 사랑에 빠졌고 연하의 남자니 좋아 죽겠네 등등 어른이 들어도 민망한 내용들이 많다. 이런 가사의 노래들을 억지웃음과 표정을 써가며 부르는 모습을 볼 때 즐거움 보다는 서글픈 마음이 먼저 와 닿는 것은 필자만이 갖는 감정인지 다른 시청자들도 그런지 모를 일이다. 어린이는 어린이 노래를 청소년은 청소년에게 적합한 노래를 신나게 부를 때 우리의 음악은 진정 세계를 무대로 또는 한류의 세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필자에겐 초등과 중학생의 손자가 있다. 그 애들이 어릴 때 부른 동요 중 곰 세 마리(제목은 모르겠음) 얘기의 노래가 있다. 내용은 어미 곰이 어쩌고 아기 곰이 어쩌고 하는 노래다. 형제가 춤을 추면서 부르는 것을 볼 때 여간 즐겁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동요를 부를 기회를 많이 주고 청소년 이상 중고등학생들에게도 입시공부만 시키지 말고 가곡을 많이 부르게 하면 정서적으로나 인성교육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학교나 방송국에서 어린이나 청소년(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많이 편성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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