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프로야구 2021년 신인선수 1차 지명에서 창원을 연고지로 하는 NC 다이노즈 팀에서는 전도가 유망한 경상남도의 김해고등학교 3학년 투수 김 모 선수를 지명하였으나 학교폭력 가해 선수를 지명했다는 여론의 항의가 계속되자 마침내 지명을 철회했다. NC팀의 지명철회는 프로야구 최초의 사례다.

지명을 철회 당한 선수는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을 행사해 법원으로부터 심리치료와 40시간의 봉사명령을 받고 이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철부지 시절의 실수가 평생을 좌우하게 되었다. 운동선수의 꿈은 국가대표가 되어 국위를 크게 선양하는 데에도 있겠지만 프로팀이 있는 종목의 경우라면 프로팀에 진출하는 것이 1차 목표가 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시절이나 청소년 시기의 실수는 더욱 그렇다. 실수나 잘못을 경험하고 이를 반성하며 한 단계씩 성장하게 마련이다. 어린 시절의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감싸려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처벌과 철저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

요즘 학교에서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어 잘못한 죄질에 따라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김 모 선수는 화해 조치 명령이 있었으나 화해가 이뤄지지 않아 법원으로부터 심리치료와 40시간의 봉사명령을 받았고 이행했다. 프로팀에서 1차 지명을 철회하는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맞지 않는 이중처벌인 셈이다.

프로야구 선수 중에는 최근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했다가 음주운전으로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없게 되자 국내 본 소속 팀으로의 복귀를 추진했으나 팬들과 여론의 강력한 항의로 무산된 선수가 있다. 이 선수는 국내에서도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데다 미국에서 음주운전과 뺑소니 사고를 저질러 용서의 여지가 없었다. 

어른들의 경우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공직자의 경우 성 문제, 음주운전 등에서 용서가 없다. 하지만 미성숙한 청소년기의 잘못을 어른과 같이 적용한다는 것은 대단히 큰 문제다. 판단력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실수로 평생을 죄인으로 살아가야 하고 자신의 꿈에 도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가혹한 처벌이다.

청소년이라 해서 인간이기를 포기한 흉악한 범죄를 저질러도 미성년이라는 이유로 가볍게 처벌하는 것도 문제지만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평생을 실패한 인생으로 꼬리표를 달고 살아가야 한다면 이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되고 좌절할 수밖에 없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죄를 짓는 사람 중에는 인성이 부족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한순간의 실수로 죄를 저지르게 된다. 성장기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뼈를 깎는 통렬한 반성을 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은 지나치게 경직된 사회다. 용서하고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 

물론 모든 청소년이라고 해서 모든 잘못을 용서하고 관용을 베풀자는 것은 아니다. 법과 정의가 살아 있음을 청소년 시절부터 알게 해야 한다. 특히 인권의 소중함을 알게 해야 한다. 그러나 한 번의 실수가 평생의 삶에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 미성년인 청소년 시절의 잘못은 본인 못지않게 부모나 교사의 책임이 더 크다.

최근 스포츠계에 자주 발생하는 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스포츠계는 물론 정부 부처와 온 국민이 나서고 있다. 당연히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누구나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에 참여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미성숙한 어린 선수가 순간의 실수로 평생을 실패한 인생으로 살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 

프로야구 규정에 따르면 1차 지명에 실패한 선수는 2차 지명을 통해 프로팀에 진출할 수 있다. 지명을 철회 당한 선수는 팀에 대한 원망이 아닌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전도가 유망한 선수인 만큼 2차 지명을 통해서라도 프로 진출의 꿈을 이루길 응원한다. 그리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프로 선수생활에 최선을 다해 성공하길 바란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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