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청 소속 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의 자살에 따른 후유증이 확대되고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철저한 수사와 처벌과 함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운동선수의 폭력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동안 운동선수 인권문제가 수없이 반복되었으나 발본색원하지 못하고 잊을만하면 발생하곤 해 왔다. 

소속팀에서 폭력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죽음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선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이나 선배 등은 반성 없이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발뺌을 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선수 폭행의 주범으로 알려진 운동처방사도 뒤늦게 붙잡혔다. 사직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이 요구된다. 

트라이애슬론은 철인 3종 경기라고도 한다. 수영, 사이클, 달리기 종목을 한 경기로 묶은 종목이다. 호수나 바다에서 수영하고 도로에서 사이클과 오래달리기를 연이어 실시하는 종목으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매우 힘든 경기로서 철인 경기라 부른다. 2000년 호주 시드니올림픽 경기에서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되었다.

대한민국은 체육 입국의 스포츠 강국이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국위를 크게 선양하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하게 육성됐다. 박세리, 박인비, 박찬호, 박지성, 김연아 등이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이라면 손홍민, 류현진, 추신수, 김연경 등이 현재 세계적인 톱스타 반열에 올라 국위를 크게 떨치고 있는 선수들이다. 

대한민국은 동·하계올림픽, 월드컵축구대회, 세계육상대회 등 메이저 대회를 모두 치른 몇 안 되는 나라 중 한 나라다. 대회를 훌륭하게 치러 냈을 뿐만 아니라 우수한 성적도 냈다. 명실상부한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이면의 어두운 그림자가 오늘날 스포츠계에 만연된 폭력이다. 

올림픽이나 국제대회의 시상대에 오르더라도 금메달이 아니면 웃지 않는 선수가 대한민국 선수들이다. 운동선수로서 국가대표에 선발되어 세계대회나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위업임에도 1등을 해야만 환영받고 대접받는 승리 제일지상주의 풍토가 우리나라 선수들의 모습을 만들었다. 

폭력은 대물림한다는 말이 있다. 지도자로부터 체벌을 받으며 기술과 체력을 향상시키고 선배들로부터 체벌을 당하며 성장한 선수들은 후배에게 체벌을 가하는 것에 대한 죄의식이 없고 훗날 지도자가 되었을 때 선수들에게 체벌을 통해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지도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게 된다. 따라서 폭력이 대물림하게 된다.

운동기능은 극한상황을 이겨 냈을 때 한 단계 더 향상된다. 그동안 지도자들은 선수가 운동 과정에서 극한상황을 만났을 때 이를 이겨 내는 방법으로 체벌을 이용해 왔다. 선배선수들이 후배선수들에게 기강을 바로잡는다는 구실로 체벌을 사용했다. 선수는 물론 운동선수를 둔 학부모들도 어느 정도의 체벌을 관행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선수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즐기면서 참여하는 문화가 조성되고 있다. 주변의 강압에 의한 운동이 아니라 자신이 필요로 하고 자신이 설정한 목표 달성을 위한 운동이 되어야 한다. 오직 대회에 출전해 1등만이 아닌 참여 자체를 즐기는 풍토의 조성이 필요하다. 스포츠의 목적은 이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해 즐기는 데에 있다는 점을 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스파르타식 훈련방식이 아닌 과학적인 연구와 노력 그리고 철저한 자료 분석과 정보에 의해야 한다. 운동 역학, 운동생리학, 음식물 섭취에 따른 영양 확보 등을 통해 체력과 기능을 향상시키고 운동심리학을 이용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해야 한다. 스포츠의 장면에서 어떤 이유로라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스포츠 장면에서 폭력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어린 꿈나무 선수 시절부터 즐기는 스포츠 문화를 익히도록 하고 올바른 스포츠맨십을 지키도록 가르쳐야 한다. 생명존중과 인권존중에 대한 기본 교육을 강화하고 지도자의 자격 기준도 경기력 중심이 아닌 인성 중심으로 마련해야 하며 지도자의 연수를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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