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청탁금지법 이야기-169-

▲김덕만 박사(정치학)
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

동양적 연고온정주의 문화가 강한 우리 생활 주변에는 청탁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일상의 대화 내용을 들어 보면 ‘잘 부탁합니다’란 말이 상투적으로 많이 쓰이기도 하고 끗발 있는 유명인사를 찾아서 각종 줄을 대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공공기관의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에 대한 고충이나 억울함을 풀기 위한 부탁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을 걸로 생각합니다. 

이번호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법적으로 금지된 청탁 위반사례를 들어 해설코자 합니다. 해설에 대한 답변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발간한 [청탁금지법 유권해석 자료집]에 근거합니다.

Q. 공무원 A는 보조금 배정 등을 관리·감독하고 있습니다. 민간인 B는 비영리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이사장으로 평소 공무원 A가 소속되어 있는 부서장 C와 친분 관계가 있었습니다. 민간인 B는 유선으로 공무원 A에게 관련 법령에 따른 기준 보다 더 많은 보조금을 배정해 달라는 요청을 하였으나 공무원 A는 분명한 거절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에 민간인 B는 재차 공무원 A가 소속된 부서장 C에게 요청하였고, 부서장 C는 부하직원인 공무원 A에게 민간인 B의 법인이 보조금 배정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검토해 보라는 지시를 하였습니다. 결국 공무원 A는 부서장 C의 지시를 이행하였는데 이 경우 청탁금지법 위반인지요?
A. 
민간인 B가 공무원 A 및 공무원 A의 부서장 C에게 법령에 따른 기준보다 더 많은 보조금을 배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청탁금지법 제5조제1항제8호 보조금 등의 업무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특정 개인·단체·법인에 배정·지원하도록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행위를 요청한 것이므로 부정청탁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공직자 등은 부정청탁을 받았을 때에는 부정청탁을 한 자에게 부정청탁임을 알리고 이를 거절하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여야 하므로(청탁금지법 제7조제1항) 공무원 A가 거절의사를 밝힌 것은 청탁금지법에 따른 처리입니다.

부서장 C는 결재선상에 있는 간부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 등’에 해당하며, 공무원 A에게 한 지시 그 자체가 부정청탁에 따른 직무수행이 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청탁금지법상 형사처벌 대상입니다(청탁금지법 제22조제2항제1호).

공무원 A도 제3자를 위한 부정청탁임을 알면서도 지시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경우에는 부정청탁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경우에 해당하여 청탁금지법상 형사처벌 대상입니다(청탁금지법 제22조제2항제1호). 민간인 B는 제3자를 통하여 부정청탁을 하였으므로 청탁금지법상 과태료 부과대상입니다(청탁금지법 제23조제3항)

Q. 국립대 병원에 입원을 하려는 환자 A씨는 접수순서가 밀려 입원 날짜가 안 잡히자 해당 병원 원무과장 C와 친구지인 B에게 ‘원무과장 C에게 병원 내부 규정을 무시하고 접수순서를 변경해줄 것을 부탁해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이 경우 A, B, C는 청탁금지법에 위배되는 행동을 한 것인지요?
A. 
병원의 내부 규정에 위반되게 국립대병원 입원순위를 앞당겨 달라는 부탁은 청탁금지법 제5조제1항제9호의 ‘공공기관이 생산·공급·관리하는 재화 및 용역을 특정 개인 단체·법인에게 법령에서 정하는 가격 또는 정상적인 거래관행에서 벗어나 매각·교환·사용·수익·점유하도록 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이러한 청탁에 따라 입원순위를 앞당기는 행위는 ‘정상적인 거래관행에서 벗어나는 행위’에 해당하여 부정청탁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 A는 제3자를 통하여 부정청탁을 한 자에 해당되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대상이고(법 제23조제3항) 친구지인 B는 제3자를 위하여 부정청탁을 한 자에 해당되어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대상이며(법 제23조제2항), 원무과장 C는 청탁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다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법 제22조제2항제1호)에 해당하는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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