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민간심사위원

온 세상이 떠들썩하던 코로나19도 점차 수그러들고 있고 화창한 봄날이다. 21대 총선 즉 국회의원선거가 끝났다. 당선자는 기쁨의 영광을 누리고 낙선자는 마음의 고생이 깊을 때다. 어디 그 뿐이랴. 선거 캠프에 종사했던 운동원과 그 참모들 학연 지연 지인들 모두가 한편은 기쁨에 충만하고 한편은 비애 속에 침통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이것은 선거를 안 치러본 사람들은 모른다. 피선거권자가 되어 당락의 경험을 직접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선거란 원래 그런 거다. 이번 선거만 해도 그렇다. 선거구역이 개편 되고 첫 선거다. 여당의 중진이고 도당의 위원장으로 수년 간 있던 모 후보는 2선으로 이번에 당선이 됐다면 3선 의원일 텐데 낙선했다. 여당 공천에서 아웃돼 그 당에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나왔다. 

여당과 야당 공천자와 치열하게 선거전을 펼쳤으나 아깝게도 4명 중 3위를 했다. 하지만 열심히 했으니 후회는 없을 게다. 물론 아쉬움이야 있겠지만 대세가 정당 쪽으로 기울어졌으니 할 말은 없다. 다만 유권자로서는 우리 군의 자존심이 많이 상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찌 하랴. 정치에는 전략이 있고 우리나라는 정당정치인 만큼 무소속은 매우 힘든 차원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국적으로 대여섯 명의 무소속 당선자가 나왔고 우리 도에서도 강릉에 권성동 의원(통합당 복당)이 당선돼 4선의 고지를 탈환했다. 이번에 당선된 유상범 초선의원은 4개 군에서 고르게 득표했고 차점자는 여당 공천자로서 역시 최선을 다했으나 당선이 되지 않았다. 특히 여야 후보는 그 전력이 매우 상대적이었다. 여당 측 후보는 경찰(강원·서울 경찰청장)을 했고 당선자는 창원검찰지청장으로 검찰의 고위직을 지낸 자였다. 

홍천지역 무소속 후보는 4개 군 전역에서 저득표를 했고 홍천군에서 3위였으며 특히 그의 고향에서도 2위를 한 것에 대해서 본인은 물론 그를 아끼는 지인들은 생각해볼 문제다. 물론 당이라는 조직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혹여 민심의 흐름을 잘못 읽지 않았나 생각하면서 다시 한 번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당선자는 필자가 선거운동기간 중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홍천-용문 철도 유치는 64년 전부터 홍천의 숙원사업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말을 모 언론지 당선인사 때 즉시 언급하며 철도유치 공약 실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역의 요망사항을 귀담아 들었다가 인용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공직자로서 철도유치 60여 년 얘기는 유 당선자가 처음이다. 

전국적으로 이번 선거에는 이변도 많았다. 특히 차기 야당의 대권 대열에 속해 있는 잠룡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청와대 대변인 출신이며 전직 아나운서인 고민정 한테 지고 백혜연(전 아나운서)은 여당의 3선 중진 최재성을 이겼다. 그런가 하면 박지원과 정동영 김부겸도 각각 지역구에서 패했다. 특히 정동영은 대통령선거까지 나왔던 인물이다. 이번 선거 유세 때만 해도 찻길에서 큰절까지 하며 적극적으로 유세를 벌였으나 결과는 낙선이었다.

이들이 당선이 됐다면 과연 유권자(국민)에게 저렇게 길바닥에 엎드린 자세로 대했을까를 생각하면 쓴웃음이 나온다. 당선자는 무릇 오만과 교만 거만과 자만 과시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신 겸손하고 상냥하고 양보하고 겸허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우리 군엔 결원됐던 군의원 보궐선거가 있었고 이웃 군인 횡성에서는 역시 군수 보궐선거가 있었다. 당선된 두 분 역시 군민의 뜻을 잘 받들어 올곧은 군정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선출직은 유한한 것으로 임기가 있다. 이번 임기 후 차기에 뜻을 다시 둔다면 당선자와 낙선자는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고 초심의 자세로 민심을 대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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