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위세 속에서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국회 의석 3백석 가운데 5분의 3인 180석을 차지함으로써 헌법 개정을 제외하고는 어떤 법도 통과시킬 수 있는 거대 여당이 만들어졌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개헌 저지선인 103석을 겨우 얻는 참패를 당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소수 정당의 몰락이라는 또 다른 결과도 가져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수 정당의 국회 입성을 위해 지난해 말 국회에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면서까지 만든 선거법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의해 소수 정당이 설 자리를 잃었다. 반면 영남과 호남의 지역 정서는 여전히 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을 그대로 유지해 씁쓸함이 남았다.

이번 선거의 특징 중 또 하나는 초선의원이 절반을 넘겼다는 점이다. 정치 초년생들이 국회에 대거 입성했다. 정치에 입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처음엔 국민을 위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갖고 시작한다. 그러나 의원이 되고 나면 정치인이 아닌 정치꾼이 되곤 한다. 제발 초심을 잃지 않는 국회의원이 됐으면 좋겠다. 

여하튼 거대 여당의 독주 속에 4년간 대한민국의 국회는 헌법기관으로서 국리민복을 위해 일하게 됐다. 선거 후 대승을 하고도 자세를 한껏 낮추고 있는 여당의 모습이 4년 내내 유지됐으면 정말 좋겠다. 유권자의 표로 당선이 결정되는 의원들은 국민을 제대로 섬길 줄 알아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홍천-횡성-영월-평창 선거구인 우리 지역구에서는 야당인 미래통합당 유상범 후보가 당선됐다. 당선을 축하드린다. 국회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입법기관이다. 소속 정당의 당론에 따라 거수기 역할만 할 것이 아니라 소신 있는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 초선의원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법을 만드는 입법기관이기도 하지만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은 선거구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특히 선거구 중 홍천이 인구가 가장 많고 면적 또한 가장 넓다. 횡성, 평창, 영월 중요하지 않은 지역이 없겠으나 홍천이 더 중요한 이유다. 

홍천지역의 국회의원 선거구는 20대 국회에서처럼 홍천-인제-양구-화천-철원으로 유지되거나 춘천으로 묶여 분할되는 경우 또는 속초-양양과 묶이는 경우 등이 예상되긴 했어도 홍천-횡성-영월-평창의 선거구는 선거 직전에서야 결정됐다. 따라서 홍천 이외 지역 출신 후보자로서는 선거운동 기간 홍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국회의원이 된 만큼 홍천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법조인 출신이라고 해서 사법기관과 관련한 입법 활동보다 선거구 지역의 현안을 꼼꼼하게 챙기는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 사실 우리나라 국회의원 구성을 보면 법조인 출신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입후보한 후보는 너 나 할 것 없이 홍천지역 공약으로 ‘철도’를 제1 공약으로 내걸었다. 홍천군민으로서는 그만큼 간절하다. 허공에 뜬 약속이 아닌 진정으로 목숨 걸고 지키는 공약이 돼야 한다. 4년이 긴 것 같아도 지나고 보면 짧은 시간이다. 정치꾼이 아닌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공약 실천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용문-홍천 철도 이외에도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들은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부터는 고등학교 학생이라도 만18세 이상이 되면 투표에 참여한다. 유권자 대부분은 물론 학교 공부로 아직은 정치적 감각이 미숙한 학생들의 투표 기준은 후보자공보물의 공약 내용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공약을 생명처럼 여겨야 한다.

짧은 기간에 넓은 지역을 동분서주하며 선거운동을 치른 후보자와 선거운동원 모두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민주주의는 결과에 승복하는 문화 못지않게 패자를 포용하는 문화도 중요하다. 만족할만한 투표율은 아니어도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 소중한 권리 행사를 통해 수준 높은 민주시민의식을 발휘해 준 모든 유권자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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