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됐던 대로 유·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4월로 연기됐다. 세 번째 연기다. 학생들의 학교 공백이 너무 길어져 걱정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을 맞이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된다.

유사 이래 처음 맞는 사태에 저학년보다 고학년, 특히 대학입시를 앞둔 고3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믿는다. 우리 지역의 학교만 연기되는 것이 아니라 전국의 모든 학교가 동시에 이뤄지는 연기이므로 대입 수능과 수시전형 일정 등에 대해서는 교육부에서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한 달이 넘는 학교의 공백을 효율적으로 메우기 위해서는 이제 학부모들의 몫이 됐다. 온전히 가정학습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정부와 교육청에서는 학원도 휴원하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개학 준비를 해야 한다. 집에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금년도 학교 성적이 좌우될 전망이다. 

특히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절대다수인 우리 고장 고등학교의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개학 연기가 스펙을 만드는 또 다른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필요한 스토리텔링을 만들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하면 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지혜가 필요하다. 

학교 성적은 연속성이 있다. 한 해 성적으로 끝나지 않는다. 올해 성적이 좋지 않다면 다음 학년도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 그러나 사용법에 따라 효과의 차이는 대단히 크다. 시간 활용에 대해서는 학부모들이 챙겨줘야 한다. 자녀에게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확인하고 조언해줘야 한다.

개학할 때까지 자유스럽게 집에서 시간을 보낼 자녀들이 제한적이지만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해야 한다. 될 수 있으면 등교 시간에 맞춰 일어나고 아침, 점심, 저녁 식사 시간과 취침 시간을 정해 놓고 지키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저학년일수록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한데 이는 신체적, 정신적인 건강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가정 학습을 함에 있어 특정 교과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에서처럼은 아니더라도 오전, 오후, 저녁 시간을 구분해 이번 학년도에서 배워야 할 모든 교과목을 고르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EBS 교육방송이나 인터넷 강의를 듣는 방법 등이 있다.

학교에서도 학년도 시작은 하지 않았지만 가정학습을 하는 학생들을 챙겨줘야 한다.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으나 교사들은 출근하며 신학년도를 준비해 놓고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교과편성, 업무분장, 담임배정 등이 마무리되었다. 가정학습 기간이라고 부모들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직접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인공지능의 4차 혁명 시대다. 예전과 달리 연락체계가 실시간으로 잘 발달 되어 있다. 교실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SNS를 통한 소통이 가능하다. 밴드도 있고 문자나 카톡을 통해 학생들이 가정학습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며 지도할 수 있다. 학부모와의 소통도 가능하다.

이번 학습 공백은 그동안 학생들이 맞이했던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과는 사뭇 다르다. 방학 기간 중에는 여행, 운동, 취미활동,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지만 개학할 때까지는 철저하게 개인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왕성한 활동량이 있는 시기에 매우 제한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는 특성이 있다. 

스포츠 현장에서는 항상 ‘위기 뒤에 기회가 있다’라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개학 연기라고 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학생들은 자기계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모처럼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늘려 대화를 나누고 소통하면서 따뜻한 정을 나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 어른들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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