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민간심사위원

또 한 해가 지나고 새해가 밝았다. 작년에는 개의 해라고 해서 붉은 개니 누렁개니 하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올해는 쥐의 해 즉 경자년이다. 쥐는 불교에서 말하는 12간지의 동물 중에 첫 번째 동물이다. 부지런하고 아무거나 잘 먹는다. 또 가장 영리하면서도 가장 어리석다는 모순적인 동물이다.

보통 사람들이 좀 얄밉고도 똑똑하며 요리조리 잘 빠지는 사람들을 일컬어 말할 때 “쥐새끼 같은 X”이라고 말한다. 대체적으로 쥐띠 나이의 사람들은 먹고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달리 말하면 굶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경자년 쥐의 해인 올해는 4월에 총선이 있다. 4년 만에 뽑는 국회의원선거다. 과거처럼 지역구(군이나 시 구)를 대표하기 보다는 선거구를 대표한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나라를 이끌고 나갈 입법부 요인을 뽑는 선거다. 

특히 지난 연말에 기습적으로 통과된 4+1의 정당만으로 구성된 의원들에 의거 선거법이 개정됐다. 국회 제1야당이 빠진 개정이다. 이번에 개정된 선거법에 의거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그 선거법 개정이 잘된 건지 못된 건지 필자로서는 알 수가 없다. 필자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자신들도 그렇고 국민 대다수가 의문을 가진 선거법이다. 

다만 알 수 있는 것은 선거연령이 만18세로 하향 조정됐다는 거다. 18세면 고등학교 3학년으로 대학입시에 한창일 나이에 정치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미성년과 성년의 중간쯤에서 선거를 하게 되는 나이다. 육체적으로는 천하를 움직일 나이지만 정치참여는 좀 이른 것 같다. 

이 법안을 만든 사람들의 입장은 다른 것 같다. 유럽이나 서양에서 이미 18세에 선거하는 나라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꼭 우리가 그런 나라들을 쫒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선거 나이가 낮으면 덕을 보겠다는 쪽이 있다. 그런 정당에서는 선거연령을 낮춤으로서 덕을 보자는 속셈이다.

지난해 개띠 해에는 나라가 온통 조국이란 묘한 이름을 가진 자 때문에 하반기 내내 시끄러웠다. 한국 최고의 지식인인 교수가 법무부장관에 임명됐다가 몇 달도 안 되서 하차한 사건으로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이 이런저런 불미스러운 일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 끝나지 않고 올해로 넘어왔다. 올 전반기쯤에는 끝이 날지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한 해를 기준으로 하는 2개의 달력이 있다. 즉 음력과 양력이다. 음력은 달을 기준으로 한 해(일 월 년)를 정한 것이고 양력은 해를 기준으로 정한 연력이다. 음력은 절기가 정확하고 양력은 시간이 정확하다. 우리가 음력에서 양력을 쓰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로 을미사변 후 부터다. 그 전에는 음력만 있었고 양력은 없었다. 그러다가 일제가 세계의 시간과 맞춰야 한다고 양력을 쓰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

그 당시 과거에는 요일도 없었다. 양력의 기준은 예수그리스도가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했고 음력은 언제부터 쓰였는지 확실치 않으나 역사적 유추에 의하면 삼국시대 이전쯤 즉 삼한시대 후기가 아닐까 역사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광복 전에는 거의 반세기 동안 반강제적으로 양력을 시행하다가 광복 직후부터는 신정과 구정을 병행해서 쓰고 있다. 행정업무와 국가적인 통계 등은 모두 세계적으로 통일된 양력을 쓰고 있다. 

양력에는 개띠니 쥐띠니 하는 게 없다. 그러한 것들은 모두 음력에 기본을 두고 있다. 우리는 복합적인 절기를 사용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쨌든 개띠 해를 보내고 쥐띠 해를 맞았다. 쥐 중에도 의학용 흰 쥐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실험용으로 귀하게 쓰이는 고마운 쥐다. 오늘의 태양과 달은 어제의 그것 그대로인데 사람들의 마음만 변해가고 있다. 

올해는 국가적으로도 큰일이 있고 개인적으로도 각자의 소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권력도 좋고 재력도 좋지만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다. 건강과 행복을 위해 모두가 열심히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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