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3 학생들이 이번 주에는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다. 수능시험이 끝남에 따라 해방감을 만끽하는 고3 학생들이 대학입시에 반영되지 않는 2학기 기말고사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시험에 임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고 판단이다.

고등학교의 학교생활기록부는 자신이 졸업한 모교에 평생 남는 장부다. 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남아 있는 장부임을 기억해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대학에는 생활기록부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만 있을 뿐 대학생활에 대한 내용은 어디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다.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는 학교의 교과 성적뿐만 아니라 학교 내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활동 내용이 기재되어 있어 개인에 대한 정보는 물론 품성까지도 한눈에 쉽게 파악이 가능한 자료가 된다. 따라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취업할 때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여하튼 이번 주에 치러지는 학기말 고사가 끝나게 되면 학교는 고3과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이미 수능시험에 대비해 모든 교과에서 진도를 마쳤을 뿐만 아니라 기말고사까지 마치고 난 학생들에게 교실에서의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질리 만무하다. 탁상에서 보면 진로와 관련된 특강이나 수업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현장을 모르는 분들의 생각이다.

많은 고3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편의점, 식당 등으로 나설 것이 너무나 뻔하다. 그러나 아르바이트 전선으로 나서는 모습이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 아르바이트를 통해 학비나 학용품 구입비 확보는 물론 노동의 소중함과 돈의 소중함을 알고 부모님들께 감사함을 알아도 늦지 않다.

우리 고장의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목표를 정하고 꾸준히 노력해 얻어낸 결실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수시전형이라는 열악한 교육여건의 학생들이 비교적 유리한 입시제도를 통해 진학한다. 이제 대학에서는 특목고, 자사고, 서울 강남 등에서 공부하고 정시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

촌지역 출신 학생이라고 해서 대학교수가 학점을 잘 주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할 때도 농촌 지역의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공부한 고등학교 출신이라고 해서 우선 채용하는 것도 아니다. 입시에서의 특혜는 오직 대학입시로 끝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모든 고3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바탕으로 자신이 희망하는 진로의 분야로 대학과 학과를 선택했다. 물론 합격 여부야 수능 성적 발표에 따라 최종 결정이 되겠지만 이제는 자신이 진학하게 될 학과의 전공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대학에서 전공할 교과의 기초·기본이 되는 지식을 습득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학에서 전공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학과를 불문하고 영어는 피할 수 없다. 한국사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교양으로 알아야 하는 역사다. 학과 공부로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다양한 장르의 독서를 해야 한다. 독서의 양이 많은 대학생일수록 논술형 평가가 대부분인 대학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고 대화, 논문작성, 취업 시 면접에서도 유리하다.

학교에서도 고3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고 운영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학교만의 노력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올릴 수 없다. 가정에서 학부모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지역사회와 지자체에서도 우리 지역의 미래인재들인 만큼 큰 관심을 갖고 바르게 대학 생활을 준비할 수 있도록 챙겨주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3 학생들 자신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끝났다고 안일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졸업을 하는 그 순간까지는 고등학생 신분임을 명심하고 학생다운 품행을 유지해야 하며 예비대학생으로서 대학 생활과 학과 공부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초를 다지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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