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필자가 농협을 떠난 지가 어언 22년째다. 1997년 IMF가 시작되기 바로 전 해로 26세의 나이에 강원도 공채로 입사해 30여 년 간을 몸담았던 직장이다. 필자뿐만 아니라 동료 대부분이 청춘을 바친 곳이다. 1967년 6월1일 강원도에서 30명이 1차로 합격해 발령을 받았고 곧이어 추가로 몇 명 더 입사해 만 30년을 근무한 셈이다.

당시 나라의 형세는 재건운동의 일환으로 새마을운동과 농협 조직개편 농촌의 삶 향상 등을 위해 불철주야 일했다. 토요일은 아예 없고 공휴일도 대부분 특근을 했다. 당시 홍천군에는 185개의 이동조합이 있었고 전국적으로는 약 4만여 개의 이동조합이 있었다. 그 후 자립조합과 면단위 대형조합으로 합병을 거듭한 결과 요즘은 7개 조합이 있다.

연고지가 홍천인 필자는 퇴직 후 계속 홍천에 있으면서 2000년도에 퇴직인 동인회를 조직해 운영하다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일시 해체하고 다시 2006년도 경에 재조직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해체 전 초대회장으로 이상구(작고) 동인 선배님이 잠시 맡았다가 이임하고 우윤복 동인이 재창립 초대회장이 됐다. 그 다음은 이동헌 이성준 강정식 황병대로 이어졌고 현재는 류호영 동인이 회장이다.

고정 총무를 박경자 동인이 맡고 회원으로 이명순 노영옥 등 9명으로 운영하다가 우윤복 동인과 이동헌 동인이 신병으로 탈퇴를 했다. 그 후 2017년 지경숙 동인이 가입했고 이선미 동인이 몇 년 있다 집안사정으로 탈퇴하고 2017년도에 고광문 동인 2018년도에 신행길 등이 참여해 현재 10명의 동인이 똘똘 뭉쳐 동인회를 구성하고 있다. 군단위로서 농협중앙회 직원으로 근무했던 사람이 많지 않아 인적구성이 어려웠지만 있는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

홍천동인회는 나름대로 규약이 정해져 있다. 우선 그 자격이 홍천군농협중앙회 직원으로 근무했어야 하고 홍천에 주소나 거소를 두고 외지에서 근무했다 퇴직을 해 다시 귀향을 했든가 아예 타지역에서 근무를 하다가 홍천으로 이주를 하면 회원으로서의 자격이 주어진다.

고광문 회원은 영동이 고향이고 춘천 등에서 근무했으나 10여 년 전 홍천에서 과수농장을 경영해 회원으로 가입됐고 신행길 회원은 고향이 삼마치이고 학교 또한 홍천에서 다녔으며 그 후 인제와 춘천에서 근무하다 퇴직 후 고향에서 복숭아과수원을 해 성공했다. 지경숙 회원은 홍천에서 근무하다 퇴직 후 결혼을 하고 춘천으로 이주해 현재 춘천에 거주하고 있으나 매월 월례회에 열심히 참석하고 있다.

홍천동인회 모임은 가입과 탈퇴가 자율적이다. 회장은 연장자 순으로 2년 단임으로 끝나고 총무는 여자회원 중에서 적임자를 정하나 현재 박경자 총무가 수년째 말뚝 총무로 봉사하고 있다. 4년 전부터 강원도 동인회장 최관영과 총무 홍광조 동인이 연중 1회 참석해 격려금을 주고 지난날의 추억을 나눈다. 이 두 분 역시 홍천에서 책임자로 근무했던 동인들이다.

홍천동인회에는 불문율이 있다. 회의 시에는 동인 간 과거의 직책이나 직함은 아예 접어두고 현재의 입장에서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고 현재를 살피며 미래를 얘기하는 모임이다. 그리고 가입이나 탈퇴 역시 자유다. 몇 년 전 군농협에서 퇴직한 직원이 있었으나 본인의 가입의사가 없어 회원이 안 된 사람도 있다.

우리 주변에는 모임이 참 많다. 교원 출신의 삼락회가 있고 경찰 출신의 경우회 행정공무원 퇴직자의 행정동우회가 있다. 우리 홍천농협동인회는 10여 명 남짓한 인원이지만 서로가 이해하고 격려하고 보듬으며 알찬 동인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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