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으로 쓰레기를 싣고 갔던 선박이 하역하지 못하고 되돌아와 국내 항에 쓰레기가 산적해 있다는 뉴스보도를 접한지 오래됐다. 황당하기 짝이 없는 뉴스였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쓰레기를 저개발 국가에 돈을 주고 보내려 한 발상 자체가 매우 웃기는 코미디다. 나는 피해를 보면 안 되고 남이 피해를 보는 것은 된다는 님비현상의 대표적인 사례다.

결국 이러한 행태는 국제사회에서 비난거리가 되고 있다. 오늘날 쓰레기 처리 문제는 국가적인 차원의 문제다. 요즘처럼 쓰레기가 넘쳐나거나 오염되면 인류는 감당하지 못할 큰 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이 뻔하다. 지구의 온난화현상과 기상이변도 결국 자연의 파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쓰레기 중 썩지 않는 비닐이나 플라스틱 쓰레기들의 처리가 곤란하다. 바다위에 플라스틱 제품으로 섬이 만들어진 사진은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죽은 고래의 뱃속에서 쏟아져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충격을 넘어 경악의 수준이다. 고래 외에 크고 작은 물고기들도 플라스틱 미세 쓰레기를 먹고 있으며 사람들은 그 고기를 식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농촌지역인 우리고장의 경작지 대부분이 비닐로 덮여 있다. 가을철 농작물 수확이 끝나고 나면 밭에 있는 농사용 비닐을 거두어 가기도 하지만 완전하게 제거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흙속에 있어도 썩지 않는 비닐로 토질이 나빠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사용 후 밭에서 거름으로 대체되는 제품의 개발이 시급하다. 

음식물 쓰레기도 심각하다. 일부 국가에서는 음식물이 부족해 영양결핍으로 고통 받고 있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난다. 음식물 쓰레기는 악취를 동반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처리되어야 한다. 요즘 가축의 사료나 농업용 비료 등으로 전환되기도 하지만 처치가 곤란해지기도 한다. 음식을 남기지 않는 식사문화도 필요하다.

쓰레기가 생기지 않도록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는 생활이 중요하다. 어느 시대나 쓰레기가 없었던 시대는 없었다. 그러나 유독 오늘날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는 것은 만들어지는 쓰레기의 양이 많은데다가 썩지 않는 쓰레기들이 많다는 점이다. 개인은 물론 국가차원에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기계의 물질문명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생활 중 쓰레기가 안 만들어질 수는 없다. 문제는 불가피하게 생성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철저한 쓰레기 분리로 재활용할 것과 태워서 없애야 하는 것을 구분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재활용이 되는 물품들에 대해서는 정책적으로 비교적 고가로 매입을 하는 것이 회수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상점이나 프렌차이즈 업체에서 일회용 컵이나 접시 등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관계당국에서 철저한 점검과 확인을 통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가정이나 사무실 등에서도 일회용 제품들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내가 버린 쓰레기가 결국은 내게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쓰레기 처리 문제는 가급적 국내에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에 쓰레기를 보낸다는 것은 죄를 짓는 것과 같다. 자연친화적인 쓰레기 처리 시설을 개발하여 환경의 오염이 되지 않는 방안으로 처리하고 재활용되는 제품들이 실생활에서 보다 많이 사용되도록 홰야 한다.

학교와 가정에서는 자녀들에게 쓰레기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워줘 어려서부터 쓰레기 발생률을 줄이고 철저하게 분리수거하는 생활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녀들에게 말로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 어른들이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가르쳐야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쓰레기 문제를 남의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내가 버리는 쓰레기도 문제가 되지만 남이 버리는 쓰레기도 문제가 됨으로 너와 내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로 살펴봐야 하는 것이 오늘날 쓰레기의 문제다. 국가 차원에서 정책적인 뒷받침도 필요하지만 개인과 가정에서부터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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