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북한 주민 네 명이 작은 선박을 타고 동해안의 삼척항으로 입항한 사건이 있었다. 몇 날을 동해상에 머물다 삼척항으로 들어왔음에도 국방부에서 이를 전혀 감지하지 못한 탓에 국민들의 염려가 매우 크다. 무엇보다 국방부에서 사실에 근거한 정확한 발표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국민들의 불신을 키웠다.

1996년 강릉지역에 잠수함을 타고 침입했던 26명의 무장공비들을 일망타진하느라 두 달여 걸쳐 작전을 펼쳐야 했고 군인과 민간인의 인명피해가 있었으며 국민들은 생활에 큰 불편을 겪어야 했던 과거의 경험으로 이번 사건이 자칫 무장한 북한군의 침입이었다면 하는 우려가 제대로 발견하지 못한 군 관계자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집중되는 배경이다. 

북한의 군함이 아님은 물론 큰 어선도 아닌 작은 쪽배이어서 경계망에 쉽게 감지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동력장치가 설치된 배이고 동해상에서 여러 날을 보냈다는 점에서 경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사실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군은 사기가 매우 중요한 집단이며 조직이다.

우리 고장에도 군부대 장병들이 주둔하고 있으며 홍천지역의 중요한 산업으로 경기 활성화에 직·간접적으로 크게 기여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혹간 최근 젊은 장병들의 병영문화가 기성세대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급변하는 세태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과거에 비하면 복무기간이 단축되었고 외출 시간이 확대되었으며 핸드폰 사용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전투력과 연계하여 염려하는 국민들이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상명하복의 조직문화에서 자율성이 강화되는 점을 들어 군기 약화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세태 속에서 군대 문화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젊은 장병들의 세태와 문화 속에서 강력한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인공지능의 4차 혁명을 이야기하는 시대상황 속에서 삼국시대나 조선시대 군인들의 군기 확립 방법을 적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과거의 눈으로 보면 많은 염려가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새로운 병영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군에 다녀온 남자들이 쓰는 말 중에 군기가 빠진 엉성한 부대나 군인을 가리켜 ‘당나라 군대’라는 말이 있다. 당나라는 초기에는 강력한 군대로 거대한 국가를 이뤘으나 거란, 말갈, 돌궐, 위구르 등 이민족들로 군부대가 구성됐는데 거란이나 위구르 등은 유목민들로 전쟁에서 이기면 점령지에서 약탈을 일삼아 사욕에 눈이 멀게 되어 군기가 빠졌다.

특히 당나라는 고구려와 몇 차례의 전쟁을 치렀는데 강력한 고구려군에 밀려 도망치기 바쁜 오합지졸의 군인들이어서 유래됐다고 한다. 여하튼 남북이 분단된 조국의 현실 속에서 국토를 방위하는 우리의 군대나 군인들이 당나라 군대처럼 평가받아서는 안 된다. 새로운 병영문화 속에서 강군으로 거듭나는 국군이 되길 기대한다.

그리고 우리는 국군을 믿어야 한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능히 적군을 물리치고 나라와 국민을 보호하는 일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강군이다. 현재 상당수의 미군과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한반도를 지키고 있지만 결국 우리나라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힘이어야 한다. 자주국방이 강조되는 이유다. 강한 군대는 강한 훈련을 통해 양성된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조국의 부름을 받고 청춘을 받쳐 군 생활을 하고 있다. 장병들을 만나거나 볼 때 마다 ‘수고한다’는 위로와 격려의 말이 필요하다. 못하는 것을 찾아 질타하기보다 잘하는 것을 찾아 칭찬하고 격려해줄 때 사기가 오르기 마련이다. 군인은 남이 아니다. 우리 가족이고 우리 식구다.

국방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육해공군 모든 분야의 경계태세에 대한 전체적인 점검을 실시하고 강화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국민들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유월은 6.25한국전쟁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달이다.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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