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시작됐다. 지구 온난화로 금년 여름도 더위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란 염려가 있다. 아직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인데도 불구하고 기온이 급상승하고 있어 혹서기의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한때 이열치열이라는 말이 있었으나 이제는 사용되는 말이 아니다. 더울 때는 무조건 쉬어야 한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만큼 가뭄이 지속된다. 우리고장은 농업이 주산업이다. 농작물의 작황이 좋아야 가을에 풍성한 수확이 가능하다.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성장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나 농사나 정성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무리 정성을 다해도 하늘이 날씨로 도와주지 않으면 대풍은 기대하기 어렵다.

정치가는 양심으로 돌아가고, 어른은 동심으로 돌아가고, 국민들은 농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농심은 부지런함, 정직함, 겸손함이다. 농사를 짓는 분들은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며 일한다. 자연스럽게 정직해진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겸손해진다. 더위를 피해 아침 일찍, 저녁 늦게 일함으로써 부지런해진다.

농촌인구가 점차 고령화되어 가고 있다. 모든 농사일에는 때가 있다. 물을 줘야 하는 때, 비료를 쳐야 하는 때, 농약을 쳐야 하는 때 등이다. 그러나 농사일로 무리를 해서는 안 된다. 더위가 심한 낮 시간에는 젊은이나 어르신이나 누구나 일을 피해야 한다.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 체력을 잊고 조금이라도 무리를 하게 되면 건강을 해치게 된다.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 일사병에 걸리기 쉽다. 특히 요즘처럼 체력이 약한 청소년이나 연세가 높으신 분들이 오랫동안 햇볕을 쬐게 되면 순간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더울 때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가장 좋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모자를 쓴다든가 양산을 쓰고 필요할 경우에는 선글라스도 사용한다.

여름철에 쉬지 않고 가동되는 것이 에어컨이다. 물론 더위를 이겨내는 데에는 에어컨만한 것이 없다. 하지만 에어컨 작동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지나치게 저온으로 작동시키고 오랫동안 쐬게 되면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기기가 과열되는 문제도 있고 더위에 전력 사용량이 집중됨에 따라 전력 대란이 올 수도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요즘 휴대용 손 선풍기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모양도 다양한데다 작지만 큰 바람을 일으켜 더위를 극복하는데 실제적 효과가 있다. 충전 기능의 발달로 한번 충전으로도 오랫동안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길을 걷는 사람, 사무실에 앉아 있는 사람, 정원의 그늘에 있는 사람들도 손 선풍기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금년 여름에는 부채 사용하기 운동이 확산되길 기대해 본다. 사용하는데 따른 특별한 경비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자연풍이어서 건강에도 좋다. 뿐만 아니라 팔을 움직여 동력으로 삼기 때문에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양팔을 번갈아 가며 사용하면 더욱 좋다.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할 때 부채를 선물했으면 좋겠다.

부채는 종류가 다양하다. 작은 부채부터 큰 부채까지 크기를 조절할 수 있으며 접이용 부채는 휴대하기가 편리해 좋다. 부채는 시중에서 구입하기 용이하지만 직접 만들어서 나만의 부채를 갖고 더위를 이겨낼 수 있다면 더욱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접이용 부채는 그림, 명언 명구 등을 넣으면 품격 있는 부채가 된다.

상당한 더위가 예상되는 만큼 금년에는 미리미리 부채를 준비해서 여름 나기에 대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여름철에 보기 좋은 모습은 옆 사람에게 부채질을 통해 더위를 식혀주는 모습이다. 물론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내가 건강해야 주변 사람의 건강을 챙겨줄 수 있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므로 물을 충분하게 마셔야 한다. 더울 때 조심해야 하는 것이 수상안전이다. 덥다고, 수영에 자신이 있다고 물에 갑자기 뛰어 들어가는 행동은 자살행위와 같다. 충분한 준비운동을 통해 몸 풀기를 하고 입수해야 한다. 무더위를 이기기 위한 사전 준비와 노력으로 건강하고 즐거운 여름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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